포에서21,브룩스 브라더스 연이어 인수한 SPARC 주목
펜데믹 전에도 아마존닷컴을 필두로 한 온라인 쇼핑몰들의 거센 공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퇴락의 길로 향하던 많은 오프라인 유통 리테일 기업들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맥없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그러나 언제든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사람들은 있다. 이번 팬데믹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분석, ‘두 남자가 여러분의 최애(Favorite) 리테일러들을 인수하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게재했다.
뉴욕타임스 기사의 두 남자는 제이미 설터와 데이빗 시몬이다. 설터는 브랜드 관리 회사인 ‘어센틱 브랜즈 그룹’의 창립자이자 CEO이며 후자는 미국에서 100개 넘는 부동산을 보유한 최대 쇼핑몰 운영기업인 사이몬 프라퍼티 그룹의 CEO이다. 이 둘이 손을 잡고 미국의 리테일 풍경을 바꾸고 있다.
지난 주 이들은 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애용했다고 알려진 202년 전통의 파산한 신사 양복 브랜드 ‘브룩스 브라더스’를 3억2500만달러에 인수했다. 또한 지난 달에 이 두 명은 청바지 제조업체 럭키 브랜드를 인수했으며 올해 2월에는 한인 부부의 아메리칸 드림 성공 신화인 포에버 21을 인수했다.
지금까지 열거한 인수합병 건으로만 두 남자는 매년 150억달러의 수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들의 야망과 포부는 훨씬 더 크다. 설터 CEO는 “지난해 우리는 5년내 200억달러를 목표로 하자고 말했다. 이제 2개에서 3개 기업만 더 인수하면 목표를 이루게 된다”고 말했다. 파산한 의류기업들의 매장들은 대다수 자본력을 갖춘 새 주인을 만나서 기존 쇼핑센터 안에 운영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두 CEO가 중심이 된 조인트 벤처 ‘SPARC(사이몬 프라퍼티스 어센틱 리테일 컨셉)’은 이러한 파산 브랜드 인수를 통해 1500개 매장들을 소유, 운영하고 있다. 일각에선 수백년 된 전통의 브랜드들을 헐값에 인수하는 이들의 행보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쇼핑 트렌드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 추세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시대적인 풍경이라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2010년 설터 CEO가 설립한 어센틱 브랜즈는 신상품에 유명 브랜드 상호를 사용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패션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지적 재산권을 사들이고 있다. 이러한 수익모델로 어센틱 브랜즈 측은 4%에서 6%의 로열티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산한 리테일 업체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해, 인수하는 쪽에서는 추가 수익 창출을 위해 서로 공존하는 SPARC의 사업 모델은 앞으로도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문 리서치 기업인 코어사이트 리서치는 올해 한 해 동안에만 최소 2만개에서 2만5000개의 미국 리테일 매장들이 문을 닫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 중 최소 50%는 몰에 입점한 매장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룩스 브라더스 한 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