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3 미국 대통령 재선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민주, 공화 양당의 접전(接戰)이 계속되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선거에서는 우편 투표의 수가 엄청 늘어 더욱 복잡성을 띨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투표장에 나가는 것을 꺼리는 선거인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이미 우편 투표에 참여할 권리를 얻은 유권자가 전체의 83%인 1억 9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여론 조사의 결과로는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우편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많다고 한다. 반면 공화당 지지 유권자들은 대부분 “직접 투표하겠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지금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고전(苦戰)중인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 팬데믹 대책에 실패함으로써 세계에서 으뜸가는 재해(災害)를 국민에게 입히고도 제대로 사과 한번 한 일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거기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4년 가까운 기간에 끊임없이 ‘철없는’언동과 거짓말로 미국인 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냉소(冷笑)를 샀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겠다”고 공언(公言)하자, 당시 아직 부통령으로 있던 조 바이든은 제일 먼저 “철 좀 들어라”고 말했다. (영어로는 “Grow up, Donald. Grow up”였다.)
왜 그리 어린애 같은 소리냐는 핀잔이다. 아니나 다를까 트럼프의 여 조카이자 임상 심리학자인 메리 트럼프도 “현재의 도널드는 3살 때와 비슷하다”고 그의 저서에서 단정했다.
‘철없다’는 말 외에도 가장 자주 나온 말은 ‘decency(품격)’이다. 도무지 촌스럽고, 천박(淺薄)하고, 심술궂어 아무런 품위가 없다는 비난이다.
최근에 알려진 비화(秘話)에는 이런 것도 있다.
세라 샌더스(여)는 백악관 대변인이었다. 샌더스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때 같이 회의에 참석했다. 이 때 샌더스는 김정은이 그 녀와 눈길이 마주칠 때마다 고개를 끄덕였고 흡사 윙크를 보내는 것 같아 놀랐다는 것이다. 샌더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차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 도중 트럼프에게 이 사실을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당신에게 완전히 반한 것”이라고 말하고 “당신은 북한에 가라. 당신 남편과 아이들은 당신을 그리워하겠지만 당신은 조국의 영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당시 차에 동승했던 존 켈리 비서실장은 트럼프와 함께 미친 듯이 웃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농담이라고 해도 한도가 있다. 더군다나 미국의 대통령이나 되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가? 샌더스 보고 남편이나 아이들을 버리고 북한에 가라니, 무슨 뜻인가? 김정은이 반한 것 같으니 가서 몸을 바치란 말인가? 그리고 김정은에게 몸을 바치는 것이 어째서 미국의 영웅이 되는 길인가? 형사 고발도 가능한 인권 모독이 아니고 무엇인가?
하기야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김정은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사랑한다(love)’고 수 없이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인권을 존중하고 세계 질서와 도의, 도덕을 중시해야 할 책무가 있는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결코 해서는 안 될 말이다.
왜냐고? 알기 쉽게 다음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북한 최북단인 두만강 변에 위치한 함경북도 온성에서 지난달 중순 끔찍한 대 학살극이 벌어졌다.
지금 두만강은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꽁꽁 틀어 막혀 있다. 그런데 지난 달 어떤 북한 사람이 물래 중국 쪽에서 두만강을 건너 북한으로 들어갔다. 이 사람은 곧 체포됐다. 그러나 김정은은 북부 국경이 뚫린 것이라며 크게 화를 내고 무자비한 처벌을 지시했다.
현지 경비를 담당했던 국경경비대 중대장, 정치지도원, 책임보위지도원, 군 보위부 봉쇄부부장, 군 보안서 기동순찰대장, 밀입국자가 소속된 직장의 당 위원장 및 지배인이 모두 처형되었다. 처형장에는 관련자들을 동원해 참관시켰는데, 얼마나 형체도 모르게 잔인하게 무수 총격을 가했는지 이를 보고 실신하는 사람, 바지에 오줌을 싸는 사람들이 속출했다고 한다.
그리고 온성군 당위원장, 군 보위부장, 보위부 정치부장, 군 보안서장, 군 보안서 정치부장, 평양에 있는 국경경비총국장, 정치부국장은 모두 무기징역을 받았다고 한다.
한 명의 밀입국자를 막지 못했다고 해서 이 많은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총살하고 관련자를 무기징역에 처한다는 것은 분명히 인류사에서도 유형(類型)을 찾기 힘든 광란(狂亂)이 아닐 수 없다.
그러지 않아도 김정은의 손은 고모부 장승택 기관포 총살과 이복형 김정남의 독살을 비롯, 집권 이래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직속 부하 총살로 새빨갛게 물들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살인귀(殺人鬼)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필요하다면 백악관 여 대변인이라도 갖다 바치겠다고 말한다. 이것은 ‘품격(decency)’을 가장 중요시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상상할 수도 없는 언동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북한 비핵화 정책도 마찬가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핵만 포기한다면 북한의 모든 죄를 용서하고 북한을 더 이상 행복할 수 없을 정도로 도와주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크나큰 잘 못이다.
북한이 저질러 온 인도적 범죄에 대한 응분의 처벌없이 그냥 그들을 방면한다면 그 자체가 인도(人道)를 거역하는 범죄행위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 뿐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근본적으로 주한미군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박약하다. 그는 여러 차례 주한미군 철수를 단행하려 했으나 주변의 만류, 그리고 한 번은 심지어 일본 아베 수상이 말려서 생각을 바꾼 일까지 있다고 한다.
지금 문재인 정권 사람들은 지난 해 말부터 주한 유엔사령부 해체를 위해 전력을 다 하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 특보는 “남북 관계의 가장 큰 장애물은 유엔사”라고 했고, 지난 6월에는 외교부 조세영 차관이 “정전협정의 종식을 통한 유엔사의 역할 변화”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남 북한이 무조건 공동체만 형성할 수 있으면 민족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문 대통령의 눈에는 북한의 핵도, 6.25의 동족상잔(相殘)의 죄도, 자유 인권에 대한 유린(蹂躪)행위도 보이지 않는가?
이것은 ‘철없는 정치인’이라기보다 ‘세 살 먹은 어린이 속임 수’정도 밖에 되지 않는 유치한 대 국민 사기극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