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랜드로드로서 향후 정상적인 쇼핑몰들 운영 위해서라는 주장
12일 연방법원이 포에버21의 매각을 최종 승인하는 판결을 곧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델라웨어 연방 파산법원의 케빈 그로스 판사는 전날 포에버21의 매각을 논의하는 공청회에서 승인 의사를 밝혔다.
인수자는 포에버21에 가장 많은 매장을 대여해준 미국 부동산관리업체 사이먼프로퍼티그룹 컨소시엄이다. 이 컨소시엄은 지난 2일 공개입찰을 통해 포에버21과 자회사들을 81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로써 포에버21은 창업 36년 만에 창업주인 장도원, 장진숙 부부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됐다.
포에버 21의 존 골딩 CRO는 이 날 파산 법원에서 “우리의 유일한 대안은 비즈니스의 완전한 청산(Outright Liquidation)”이라며 그로스 판사에게 매각 승인 판결을 부탁했다. 지난해 9월 연방법원에 파산 신청을 하기 전 포에버 21은 전세계적으로 800개 매장을 운영하며 전체 직원들의 숫자는 3만2800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번 주 기준으로 포에버 21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단 500만달러가 전부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전세계 패스트 패션의 대표 아이콘으로 의류 제국을 일궜던 기업은 지금은 막상 이달에 내야 할 렌트비 2400만달러의 1/5 수준의 현금만 소유하고 있는 신세가 됐다.
포에버 21을 인수하는 컨소시엄에서 특히 사이먼과 브룩필드는 다른 기업들보다 더 많은 매장들을 포에버21에 임대해줬으며 그에 따라 임대비를 많이 못 받았다. 사이먼과 브룩필드는 두 회사 합쳐서 1340만달러의 임대비를 포에버 21매장들로부터 못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이후에 포에버 21 매장들이 향후 얼마나 남아있게 될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미국에서만 500개 이상인 포에버21매장들이 대형 쇼핑몰에서 많이 빠지고 나면 미국 리테일 부동산에서 한 차례 큰 여파가 이어질 것은 분명하다. 브릭스&모타르 캐피털의 크레이그 실버스 CEO는 “앵커 테넌트인 포에버 21이 빠지고 나면 전체적으로 쇼핑몰의 고객들이 감소해 다른 테넌트들의 비즈니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같은 쇼핑몰에 있던 리테일 매장 소유주들은 랜드로드측에게 “요구를 안 들어주면 임대 계약을 파기하고 나갈 수 밖에 없다”고 위협, ‘공동 생존’의 명분을 내세우며 임대료 할인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포에버 21의 최대 랜드로드 두 기업이 포에버 21인수를 나선 것은 자사가 소유하고 있는 대형 쇼핑센터 임대 사업이 주된 수입원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사이먼의 데이빗 사이먼 회장은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쇼핑몰들이 계속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렌트비를 받기 위해서 포에버 21을 인수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최대한 많은 포에버 21을 매장들을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포에버 21 한 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