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협회 연례 총회, 월드뱅크 글로벌 경기전망 ‘우울’
지난 3일에서 5일까지 미국경제협회(AEA)가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에서 주최한 2020 연례 총회에서 많은 경제학자들이 올해 경제 전망에 대해서 낙관보다는 우려를 표했다고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1만3000명 이상의 경제학자들이 참석한 총회에서는 미국 경제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많은 청중이 몰린 ‘미국 경제: 성장, 침체, 새로운 금융위기’분과 회의에서는 미국 경제가 최장기 확장 국면이라고는 하나 지난 10년간 평균 성장률이 2.3%로 역대 확장기 중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고 앞으로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제니스 애버리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민간 투자뿐만 아니라 기술혁신을 촉진할 인프라와 연구개발 부문 공공투자, 교육과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AEA에서 경제학자들은 3일간 미국 경제를 진단하고 위험을 경고했다. 성장과 분배를 개선할 수 있는 바람직한 정책을 고민했다. 전세계 유명 경제학자들은 미국 현 행정부의 무역 전쟁과 정부 예산 부족 등에 대해서 우려했으며 무엇보다 중앙 은행들이 향후 경기침체 도래를 막을 능력이 없어 전세계 경제가 또다시 ‘휘청’ 할 수 있는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경제학자들은 지난 50년래 맞은 최하의 실업률과 임금 상승, 기록적인 경기 확장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에 대해서는 비중을 두지 않는 분위기였다. 대신 이들은 현재의 경제 확장은 낮은 금리와 적자 재정의 위험스런 합작품의 결과이며 그 끝은 결과적으로 고통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0년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충격으로 중국과 무역분쟁, 지정학적 위기, 전 세계의 과잉 부채 지적도 있었다.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역임한 벤 버냉키와 재닛 엘렌은 다음에 위기가 와도 지난번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과감한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로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AEA 새해 연례 총회에 이어서 지난 8일 월드뱅크에서도 경제학자들은 최근의 ‘글로벌 경제 전망’ 리포트에서 전세계적인 경기 팽창이 허술하다고(Fragile) 표현했다. 이들은 “무역 전쟁과 투자 위축으로 부진한 한 해를 보내고 가서 2020년은 경기가 소폭 성장하나 무역 전쟁 심화 가능성과 미국 경제의 갑작스런 하강, 경기 강국으로 빠르게 등장한 중국과 인도 시장의 재정 붕괴 가능성 등의 불리한 경기 요인들이 계속해서 만연할 것이다”라고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전 트럼프 행정부 각료였던 데이빗 맬패스 경제학자가 주요 저자인 월드뱅크 신규 리포트는 또한 “올해 이러한 위험 요소들은 정치가들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대처하는지에 대한 능력을 테스트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과의 임시 무역 협약 타결로 무역 전쟁의 긴장은 다소 완화되는 듯 했으나 이제는 장소를 옮겨서 유럽 국가들이 주로 미국에 본사를 둔 테크놀로지 기업들에게 신규 세금을 부과하면서 대서양을 가로질러 상승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프랑스 제품들의 보복 관세 경고로 테크놀로지 기업들의 세금 부과에 이미 맞서고 있으며 많은 경제학자들은 미국과 유럽연합(EU)간 무역 갈등이 또 다른 관세 전쟁으로 치닫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AEA 총회에서 경제학자들은 미국과 중국 제품에 부과된 관세로 양국 근로자들의 임금은 이미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월드뱅크 리포트는 올해 미국 경제 성장이 1.8%, 내년에는 1.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20 AEA 총회 모습. <AEA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