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미국 쇼핑몰들 평균 공실률 9.7%로 20년래 최고
일명 ‘아마존 전성시대’라 불리는 온라인 쇼핑몰들의 경쟁으로 미국 쇼핑몰들의 공실률이 지난 20년래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보도했다. 장사가 안 돼 나가는 매장들이 속출하면서 쇼핑몰 건물주들은 요즘 어느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7일 발표된 ‘레이스 무디스 애널리틱스(Reis Moody’s Analytics)’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해 말 기준으로 전국 쇼핑센터들은 지난 두 번의 경기침체때보다 더 비어 나가고 있다. 전국 소비자들의 지출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향후 수개월내 나가는 테넌트들이 더 많아질 것이 자명해 몰 운영업주들은 마음의 준비를 더 단단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크리스마스 직후 공개된 통계들은 온라인 쇼핑의 매출 상승으로 인해 기존 오프라인 소매 매장들이 처한 어려움을 잘 보여주고 있다.
텍사스에 본사를 둔 홈데코 리테일러인 ‘파이어 원 임포츠’는 지난 6일 분기 매출이 11% 하락했다며 전국 450개 매장을 정리할 계획을 공개했다. 레이스의 바바라 덴햄 선임 경제학자는 “이전의 쇼핑센터 공실률은 입증되지 않은 소매 유통업의 종말에 대해서 반박할 수 있는 자료가 됐지만 최근의 데이터는 어쩌면 이러한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레이스가 조사한 전국 쇼핑몰 공실률은 9.7%로 지난 2000년 이래 가장 높았다. 2000년 당시에는 공실률이 5.3%였으며 그 다음 해 바로 찾아온 경기침체 때에도 전국 쇼핑몰 평균 공실률은 최대 6.8%에 머물렀다. 쇼핑몰 공실률은 금융 위기 여파로 다시 상승해 2011년도에는 최대 9.4%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건물주들은 곧 이어 찾아온 경기 회복으로 인해 다시 빈 쇼핑 매장 자리들을 임대할 수 있었다.
아직 리테일러들은 건강한 미국 경제로 인해 경제적 이득을 얻고 있으나 온라인 쇼핑 대세로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은 다름아닌 쇼핑몰 건물주들이다. 코어사이트(CoreSight)가 지난 2012년부터 통계를 조사한 이래 지난해에는 미국 리테일러들이 가장 많은 총 9300개의 매장 폐점을 발표하며 향후 쇼핑몰들의 공실률이 더욱 치솟을 것임을 암시했다.
한 쇼핑센터.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