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난사 등 충격적인 사고로 트라우마에 시달려
지난해 복무중 숨진 경찰들보다 96명이나 더 많아
자살의 심각한 사회문제가 일반 국민들의 안전과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들의 세계에서도 많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관들의 자살을 추적하는 매사추세츠에 기반을 둔 비영리 단체 블루 헬프(Blue HELP)의 신규 리포트를 토대로 2019 년 한 해 동안 최소 228 명의 경찰관이 자살로 사망했다고 USA투데이지가 보도했다. 이 수치는 경찰관들이 근무 중 사망하는 숫자 이상이라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블루 헬프 측은 현직 및 퇴직 경찰관의 자살 사망자 수에 대한 보고된 수치만을 가지고 통계를 작성하기 때문에 실제 자살한 경찰관들의 숫자는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개인과 기관이 웹사이트에 공무원 자살 사례를 보고 할 수 있게 해 주는 이 단체는 데이터 수집 4 년차로 지난 2018 년 자살한 경찰관은 172 명, 2017 년에는 168 명, 2016 년에는 143 명을 보고했다. 새해 들어서도 이미 지난 2일 기준, 1명의 경찰관이 자살했다. 오피셜 다운 메모리얼 페이지(Officer Down Memorial Page, Inc.)에 따르면 2019 년에는 9/11 테러와 관련된 질병과 심장 마비로 인한 사망자를 포함, 전국에서 총 132 명의 경찰관이 복무 중 사망했다.
이 단체의 공동 설립자인 제프 맥길 박사는 “법 집행 공동체 안에서 정신 건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수년 동안 금기시되었지만 이제 그러한 문화는 서서히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길 박사는 총기 난사, 차량 난파 및 치명적인 사고 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법을 집행해야 하는 경찰관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전문 치료가들이 더 많이 필요하며 직원들을 위해 부서 내 및 장교 가족 내 지원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여름 열흘 만에 뉴욕시 경찰관 3명이 연이어 자살하면서 제임스 오닐 뉴욕시 경찰서장은 동료 경찰관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했다. 오닐 서장은 트위터를 통해 "이것은 정신 건강 위기다. 뉴욕시 경찰기관과 법 집행기관 전체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며 이러한 현상을 계속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엄포했다. 그는 "도움을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나약함의 표시는 아니다”라며 마음과 정신이 아픈 경찰관들은 더이상 기다리지 말고 바로 도움을 요청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연방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미국 내 절반 이상의 주에서 30% 이상 자살률이 상승했다. 또한 1999년부터 2016년까지 네바다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자살률이 증가했다. 지난 2017년에는 자살로 인한 사망자가 4만7000명이 넘었고, 자살 미수자는 140만 명이 넘었다. 조지아 자살 예방 상담 핫라인의 케이스 리슨비 슈퍼바이저는 “하루 평균 700통의 전화를 받으며 보통 월요일이 가장 바쁘다. 예상 외로 크리스마스 등의 휴일에는 오히려 전화 통화가 줄어든다. 그 시기에는 교회나 가족들, 친구들과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연휴가 끝난 후 1월이 되면 다시 전화벨소리가 급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뉴욕 경찰 총격 자살 현장.
이민영, 박언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