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4일 최근 국내 경제에 대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경기동향보고서(베이지북)에서 "국내 경제 활동과 고용은 지난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완만하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완만한 성장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지북은 연방준비은행이 있는 국내 12개 지역의 경기 동향을 취합한 자료다. 이는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주요 논의자료를 쓰인다. FOMC에서는 기준금리 등 주요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또 같은 기간 국내 임금은 ‘보통 수준’으로 인상됐고, 고용도 완만한 속도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도 점진적으로 진행했다는 평가다.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소비자 구매에 대해서는 지역별로 보고가 엇갈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준은 "관세와 무역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계속됐지만, 대다수 기업은 낙관적인 단기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가 급격한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농업은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고, 제조업 부문에서 둔화 조짐이 나타난 것으로 평가했다. 이와 관련, 공급관리협회(ISM)는 전날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51.2)보다 하락한 것 뿐만 아니라 경기 확장과 위축을 구분하는 기준선인 50 이하로 내려간 것이다. 제조업 PMI가 50 아래로 떨어진 건 3년 만에 처음이다. 미·중 무역 전쟁 격화로 국내 제조업체들의 체감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따라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연준은 이미 지난 7월 FOMC에서 한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추가 금리인하를 계속 압박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도 추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소비 지출이 이전처럼 계속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도록 ‘적절한 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연준과 정책 입안자들이 소비 하락까지 기다린다면 아마 너무 늦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 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