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만에 같은 날 정전 발생, 변압기 화재가 원인
지난 13일 밤 화려한 네온 싸인과 전광판으로 반짝이는 뉴욕의 밤거리가 갑자기 칠흙 같은 어둠의 세계로 변모했다. 변압기 화재로 인해 5시간 동안 정전 사태가 발생, 뉴욕 타임 스퀘어의 거대한 전광판에 불이 꺼지고, 전철 운영이 중단됐으며 시민들이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등 수많은 뉴욕 시민들이 우왕 좌왕하며 불편을 겪어야 했다.
7만3000여 뉴욕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는 콘 에디슨(Con Edison) 전력 공급 업체는 오후 7시 직전 정전이 발생, 전기는 자정을 약간 넘은 시간에야 복구됐다고 밝혔다. 콘 에디슨 측은 이번 변압기 화재로 웨스트 64가에서 웨스트 앤드 애비뉴 사이, 웨스트 40가에서 72가까지, 5가서부터 허드슨 강까지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정전 발생 후, 빌 데 블라시오 뉴욕 시장은 정전 원인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으며 “이러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콘 에디슨사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날, 지하철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뉴욕 시민들은 10개의 지역 지하철 노선이 폐쇄되어 거리에 꼼짝 없이 발이 묶이는 신세가 됐으며 뉴욕 주요 관광 거리의 신호등들도 일제히 꺼지면서 도로가 폐쇄되기도 했다. 세인트 루크의 루즈 벨트 호텔, 타임 스퀘어, 록펠러 센터도 어두워졌고 브로드웨이 쇼가 취소되거나 지연됐다. 일부 브로드웨이 공연팀은 어두운 거리로 나와 합창과 공연을 하면서 불안하고 실망한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뉴욕 소방대원들은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람들을 구출했으며 불행 중 다행으로 이번 정전 소동으로 부상을 입은 시민들은 없었다. 특히 이 날 뉴욕 정전은 공교롭게도 정확히 42년전1977년 발생한 대규모 정전과 같은 날 발생해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77년 당시 콘 에디슨 발전소에 떨어진 낙뢰로 인해 뉴욕 전체가 25시간여 정전되는 사태가 벌어졌었다. 장시간의 정전은 대규모의 강도 범죄와 방화 사건으로 이어져 약 3억만달러의 피해가 발생했었다.
우왕 좌왕 하는 뉴욕 시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