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로렌스빌 스위트 워터 로드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는 조용했다. 자칭 ICE 추적자들이라고 불리는 이들의 세단 한 대가 세워져 있을 뿐이었다. 이는 라틴 커뮤니티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뜻했다. 일요일 저녁까지도 애틀랜타 포함 10개 도시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대규모의 ICE체포 작전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민자들은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못한 채 외출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를 찾지 않고 집에서 예배를 드려 이 날 예배당은 텅텅 비었고, 쇼핑몰도 평소와 다르게 무척 한산했다고 AJC가 보도했다.
ICE 대변인은 일요일 체포 작전과 앞으로의 계획 등 이민자 추방과 관련한 어떤 언급도 하길 꺼려 했다. 그는 “우리는 연방법에 따라 행동할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날 이민자 지지단체인 조지아 '라티노 인권 연맹(Georgia Latino Alliance for Human Rights)'은 이른 아침부터 이미 배포된 핫라인 전화에 응대하기 위해 준비했고, ICE 추적자들은 대응 행동 강령 등을 담은 전단을 아침 6시 30분부터 배포하고 나섰다.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이번 일요일부터 대대적인 체포 작전이 시작될 것이라 예고함에 따라 이민자들은 불안에 떨었으나 불시 검문을 받은 이민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자 지지단체는 강아지를 산책시키거나 흡연을 하러 나온 이민자들에게 계속해서 전단을 배포했다.
많은 언론이 지난 주 이민자 체포 작전에 주목하며 이미 추방 명령을 받은 이민자들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이는 전국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벅헤드에 위치한 세인트 필립스 천주교회의 14일 스페인어 예배에는 30여 명의 사람 만이 참석했다. 후안 산도발 부주교는 “많은 교인들이 두려움이 참석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산도발은 참석한 이들과 함께 기도하며 “Sí, se puede(할 수 있다는 뜻의 스페인어)” 로 설교를 마무리했다. 이는 1970년대 미국 남서부 지역의 멕시코 노동자들이 집회할 당시 사용했던 문구다. 산도발은 “현재와 같이 어려운 시기에 필요한 말”이라고 전했다.
옷 가게를 하는 한 익명의 이민자는 “일요일이면 옷을 사러 오는 사람으로 가게가 엄청 바빴다”며 “19년을 운영했지만 이렇게 까지 사람이 없었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쇼핑몰에 14살 딸을 데리고 온 과테말라 출신의 마우리시오는 성을 밝히기는 꺼려 하면서 “딸하고 같이 맛있는 거 먹고, 게임하러 왔다”면서 “두려움이 있긴 하지만 아이들은 먹고 즐길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ICE 추적자 중 한 명인 패트리시오는 트럼프의 체포 작전 언급에 대해 “이민자들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브라이언 ICE 대변인은 “ICE의 이민자 관련 모든 작전은 연방법에 의거하여 합법적 절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뉴욕에서 열린 이민자 추방 반대 시위.
애리조나에서 열린 이민자 추방 반대 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