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에는 한국 사람만큼이나 많은 중국계가 살고 있다. 중국의 웹사이트인 소후닷컴에 따르면 2018년 조사 결과 12만 명의 중국인들이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화교 인구,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국적이지만 중국계인 경우도 많아서 실제 인구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라빌, 존스크릭, 둘루스 등 지역에 중국 음식점, 중국 슈퍼들이 대거 밀집해 있다. 저스고, 그레이트월 등 중국 식품을 파는 마트를 가보면 그렇듯 중국인들이 찾을만한 모든 것이 판매되고 있다. 생활용품부터 먹거리까지 없는 것이 없는 중국 마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마트에서 장을 보는 중국인들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무엇을 사러 오는 것일까? H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던 왕지아(26)라는 여성의 쇼핑 카트를 들여다보았다. 한국에 가본 적은 없지만 한국 드라마를 통해 몇 가지 음식을 알고 있었고, 한국어도 몇 마디 할 줄 알았다. 왕지아 씨는 “한국의 미역과 김 등 해조류 제품을 사러 여기에 온다”고 말했다. “중국의 미역은 딱딱해 다시마에 더 가깝다”면서 인터넷에서 미역국 레시피를 배워 자주 끓여 먹는다고 말했다. 왕 씨의 남편은 "중국 두부가 좀 딱딱한 질감을 가진 반면 한국 두부는 부드럽고 식감이 좋다"고 말했다.
메가마트에서 만난 리이닝(44)씨는 고기를 사러 자주 온다면서 한국 삼겹살과 국거리 소고기를 자주 구매한다고 말했다. 한국산 소고기는 부드러워 국을 끓였을 때 맛이 좋고, 삼겹살을 좋아해 한국식 불판도 구매했다고 말했다. 또 메가마트 2층에 있는 생활용품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쿠쿠 밥솥을 사용해보고 너무 좋아 친구에게 선물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남대문, 시온, 아씨 등에서 중국인들의 장바구니를 들여다본 결과 중국 마트에서 구매하기 어려운 김치, 깻잎, 애호박, 삼계탕 재료, 된장, 쌈장 등의 식품을 구매하러 오는 사람도 있고 중국 마트에도 있지만 좀 더 깨끗하고 손질이 잘 되어 있어 한국 마트를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 특히 해산물에 대한 평가가 아주 높았다.
중국인들의 한국 마트 수요가 늘자 저스고나 그레이트월 등 중국계 마트에서 일부 한국 식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톈수(46)씨는 “중국 마트에서 김치를 구매한 적이 있었는데 매운 맛이 덜하고 한국 김치에 비해 밍밍한 느낌이 강했다.”며 “중국인의 입맛에 맞게 바꾼 것 같아 오히려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국 사람들이 인사처럼 "식사하셨습니까" 하고 묻는 것과 같이 중국인들도 늘 밥은 먹었냐는 안부를 물어본다. 그만큼 먹는 것이 중요한 문화라는 뜻이다. 중국인들은 식사시간이 길고 많은 요리를 준비한다. 그 식탁에 점점 더 많은 한국 식품이 올라가고 있다.
왕지아씨가 H마트에서 구매한 한국 식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