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루니 오는 26일 한인회관서 연설
한미우호협회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 열리는 2019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 헌화식에 흥남철수 메러디스 빅토리호 항해사였던 로버트 루니(J. Robert Lunney, 92) 해군제독이 기조연설자로 참석한다고 지난 9일 밝혔다.
뉴욕에서 참석하는 루니 제독은 한국사에 생생히 기록된 지난 1950년 12월24일 흥남철수에서 피난민 1만4000명을 안전하게 태워 거제항까지 이송했던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주역으로, 이 활약은 '크리스마스의 기적(A Christmas Miracle)'이라고 불리며 두고두고 한미 우호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루니 제독은 빅토리호 1등 항해사로 근무하면서 10만명이 넘는 피난민을 탈출시키는데 앞장섰던 인물로, 예비역으로 복무하던 중 공을 인정받아 해군 제독 칭호를 받았다.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장진호 전투에서 1만2000명의 사상자를 내면서까지 중공군의 남하를 저지했던 유엔군과 물자를 이송하기 위해 파견된 화물선이었지만 결단을 내려 실었던 군수물자를 모두 버리고 한국인 피난민 1만4000명을 탑승시켜 거제도까지 이송했다.
7600톤 비교적 작은 화물선이었던 빅토리호는 거제항에 도착하기 까지 1명의 사망자도 없었으며 오히려 5명의 아기가 배에서 태어났다. 결국 빅토리호는 인류사에서 1척의 배로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한 기록으로 2004년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 배의 이야기는 영화 '국제시장'의 모티브가 됐고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도 이 배를 타고 거제도에 도착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6월 버지니아주 해병대박물관 앞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한 자리에서 루니 제독을 만나 당시 빅토리호에 탑승한 피난민들을 찍은 사진을 증정받았다. 문대통령은 루니 제독에게 "부모님으로부터 전해들은 당시의 상황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면서 "오래 사셔서 통일 한국을 꼭 보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레너드 라루(Leonard LaRue, 지난 2001년 작고) 선장이 한국인 피난민의 탑승을 결정한후 거제도까지 무사히 항해한 루니 제독은 26일 한국전 참전용사 헌화식에서 연설후 오후 5시에는 동일장소에서 참석자들과 원탁 모임을 갖고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전하게 된다. 대담과 질의 응답 시간도 마련되며 누구나 참석이 가능하다. (문의=770-813-8988)
로버트 루니(가운데) 해군제독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흥남철수 당시 상활을 전하고 있다. <사진=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