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들어 문재인 대통령의 언동이 갑자기 심한 변덕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6일 현충일 때만 하더라도 난 데 없이 북한의 김원봉을 찬양하고 그를 대한민국 국군의 기틀을 잡고 한미동맹이 있게 한 공훈자라고 치켜세워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사람들은 문 대통령이 드디어 숨겨 온 친북 사상을 적나라(赤裸裸)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불쾌와 빈축(嚬蹙)을 감추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호국 영령들 앞에서 이 처럼 6.25 전범자며 김일성의 특별훈장까지 받은 자를 높이 칭송하는 것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써 합당한 것이냐는 거센 비난이 일제히 일어났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며칠 후 6.25 전쟁 69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6월 24일 문 대통령은 참전 유공자와 유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6.25는 비통한 역사지만 북한의 침략을 이겨냄으로써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켰다”며 “전쟁의 참화를 이겨내는 노력이 오늘의 대한민국 발전을 이뤘다”고 말한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귀를 의심했다. 6.25를 북한의 침략 전쟁이라고 규정하고, 자유 민주주의라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켜냈다고 찬양한 부분은 어느 보수세력 인사의 말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명쾌했다.
원래 좌경세력들은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숨기려는 성향이 심하다. 그리고 아무리 위급한 상태에 직면하더라도 사상 변절(變節)로 오해되는 말은 목숨을 걸고 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의 사상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잘 모른다. 그 스스로도 입을 다물고 있다. 다만 그가 ‘자유’라는 말을 극도로 기피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周知)의 사실이다. 또 그가 신영복, 리영희, 윤이상과 같은 좌익 사상가의 저서를 애독하고, 미국의 월남전 패전에 ‘진실의 승리이며 나 자신 희열을 느꼈다’고 실토한 일이 있다.
그러던 문 대통령이 이번에 처음으로 6.25를 ‘북한의 침략’ 전쟁이라고 공언한 것이다.
거기다가 “6.25는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이 함께 전쟁의 폭력에 맞선 정의로운 인류의 역사”라면서 ‘자유’라는 말을 오래간 만에 처음으로 입에 올렸다.
많은 사람들이 쌍수를 들고 이를 반긴 것이 사실이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 6월 19일에는 느닷없이 “오는 2030년까지 제조업 세계 4강을 목표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래 줄곧 선창해 오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하루아침에 헌신짝처럼 내 던지는 발언이었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과 ‘제조업 세계 4강’ 공약은 서로 절대로 양립될 수가 없는 개념이다. 제조업 르네상스를 이룩하려면 자유 시장 경제를 100% 부추기고 공권력의 개입은 거의 전면적으로 폐지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코페르니쿠스적인 대 노선 변경 표명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문 대통령이 그 동안 받아오던 사상에 대한 오해를 완전히 불식하고 진정으로 그가 대통령 취임 당시 손을 높이 들고 맹서했듯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할 결심을 하게 된 것일까? 그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앞으로 그가 취하는 행동을 눈여겨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말만 번지르르하고 실지로는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지나 않은지 국민들은 엄격히 감시해야 한다.
예를 들면 문 대통령이 6.25를 김일성에 의한 침략전쟁이라고 진심으로 규정한 것이라면 그에 따른 행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첫 째로 북한은 수백만 명의 국민과 전 세계의 참전용사들이 겪은 희생에 대해 지금까지 한 마디도 사과한 일이 없다. 문 대통령은 제일 먼저 이 점을 북한 측에 적시할 의무가 있다.
20세기 이후로 인류의 가장 무거운 죄는 침략전쟁을 일으키는 일이다. 하물며 동족에 대해 이루 말할 수 없는 갖은 살육과 파괴를 일삼은 자들의 죄과를 그저 용서하고 아무 것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갈 수는 없다.
그런데 북한은 과거의 죄과를 뉘우치기는커녕 핵과 유도탄으로 적화통일의 기회를 호시탐탐(虎視眈眈) 노리고 있다. 이런 자들을 아무 것도 없었던 듯이 용서하고 무조건 대화한다는 자체가 처음부터 천륜을 저버린 행위이다.
모든 것에 앞서 그들이 죄과를 뉘우치고 핵무기를 자진 완전 폐기하기 전에는 그들과 대화 자체를 거절하는 것이 옳다.
필자는 지금의 트럼프 김정은 대화 프로세스는 반드시 실패로 끝나고야 말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제조업 세계 4위를 향한 르네상스도 지금과 같은 기업 죄악시와 적폐 청산 정책이 지속되는 한 공염불(空念佛)에 불과하다.
말로는 ‘세계 일류 기업의 성공 DNA를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해 매년 50개 이상의 세계 일류 기업을 배출하겠다’고 하는데 지금 같은 상황 아래에서는 몇 년 걸려도 만들기 힘든 글로벌 선두 기업을 문 대통령이 어떻게 한 해에 50 개나 만들겠다는 것인가?
더욱이 그동안 기업 때려잡기에 전념해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같은 참여연대 출신 인사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발탁했으니 그들의 ‘르네상스’의 앞길은 보나마나 뻔하다.
만약 앞서 말한 바와 같은 실질적인 체질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면 문 대통령의 모든 변덕은 일종의 속임 수 들 뿐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결국 이들의 목적은 내년 4월15일로 예정된 국회의원 총선거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만약 이 총선거에서 패배하면 그들의 운명은 끝장이라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총선거에서 이겨 놓고 보자는 절박감에서 나온 술책 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마지막 비책(秘策)이 또 한 가지 있다. 총선거 전에 김정은의 방한을 성사시키겠다는 것이다.
지금 문 대통령이 북한의 핀잔을 받아가면서까지 미. 북 회담에 끼어들고자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 대통령은 지금 북한 영변 핵시설만 완전 폐기된다면 이것을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 든 것’으로 평가하고 바로 한국이 대대적인 북한과의 경제 협력에 뛰어들게 한다는 절충안을 추진 중이다.
이로써 북한의 사의(謝意)를 얻어내고 이에 따라 내년 총선거 전 김정은 방한이 성사될 가능성을 노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미국이 이런 꼼수를 받아들이고 대북 제재를 풀어줄 리가 없다.
또 김정은이 목숨을 걸고 서울에 나타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오죽 다급하면 이런 꼼수에 매달리려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