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모어하우스 칼리지, 흑인 억만장자 깜짝 발표
축사서 “졸업생 396명 4천만불 부채 대신 갚아주겠다”
지난 19일 마틴루터킹의 모교인 유서 깊은 애틀랜타의 흑인 대학교 모어하우스 칼리지 졸업식에서 축사로 나선 흑인 억만장자 로버트 F.스미스 CEO가 “졸업생들의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아주겠다”고 선언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396명의 졸업생에게 대신 갚아주겠다고 약속한 금액은 총 4000만달러에 이른다. 사모펀드 비스타 에퀴티 파트너스의 CEO인 스미스는 “우리 가족은 여러분의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지원금을 조성하고 있다. 우리는 여러분의 버스에 연료를 조금 넣어주려는 것”이라며 “나는 여러분이 선행을 계속 이어나가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스미스의 이러한 ‘통 큰 발표’에 졸업생 396명은 “MVP”를 외치며 열광했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그의 말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가 이내 양손을 뻗쳐 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눈물을 흘리거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 기쁜 소식을 전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졸업생 에이런 미첨은 “내가 진 20만달러의 학자금 부채는 앞으로 25년간 월급의 반을 갚아야 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기뻐했다.
스미스 CEO는 그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꺼려 했던 관계로 대외적으로 잘 알려진 유명 인사는 아니다. 그러나 그가 설립한 사모펀드 ‘비스타이쿼티파트너스’의 자산 규모는 46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재산은 44억달러로 추정되며 지난 2015년에는 오프라 윈프리를 제치고 포브스지가 선정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중 최고 부자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2014년 흑인 학생들을 위한 자선 재단을 설립하고 2016년에는 모교인 코넬대학교에 5000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자선 사업에 앞장서왔다. 스미스 CEO는 2017년도에는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주도한 ‘기부 선언’에 흑인 최초로 서명하며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스미스 CEO가 이번 모어하우스 칼리지 축사에서 학생들의 부채를 대신 갚아주겠다고 말한 것이 전국적인 뉴스로 떠오른 것은 미국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문제가 매년 더욱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어하우스 칼리지 졸업생들의 학자금 빚을 갚아주겠다고 발표하는 스미스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