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지사 심장박동법안 서명에 항의 의미
“심장 박동 법안 입안에 우리는 조지아 보이콧으로 대처하겠다”
미국 영화 제작의 중심지인 할리우드는 조지아주에서 낙태 규정을 대폭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최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일명 ‘심장 박동 법안’으로 불리는 실질적인 낙태 금지 법안에 서명하면서 할리우드의 대표 영화 제작사 대표 3명이 “이제 조지아에서 영화 촬영을 하지 않겠다”고 ‘조지아 보이콧’을 선언했다고 귀넷데일리포스트지가 보도했다.
이들 3명은 ‘킬러 필름스(Killer Films)’의 크리스틴 바천 CEO, ‘블라운 데드라인 프로덕션(Blown Deadline Productions)’의 데이빗 시몬 CEO, ‘더플라스 브라더스 프로덕션(Duplass Brothers Productions)’의 마크 더플라스 CEO이다. 켐프 주지사가 지난 7일 HB481에 서명함으로써 조지아주도 전국에서 가장 강력한 낙태 금지 규정을 시행하는 지역 중 하나가 됐다. HB481은 통상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부터는 낙태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의 낙태 금지와 큰 차이가 없다. 치열했던 주지사 선거전에서부터 전국에서 가장 강력한 낙태법 입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켐프 주지사는 약속을 지키게 됐지만 민주당 소속 정치가들과 민권단체 관계자들은 심장 박동 법안을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여성의 권리, 인권 침해 아니라 이 법안은 사업하기 좋은 주로서의 조지아주 명성에도 해악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법정 소송전이 예고되고 있다. 이미 민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새 법의 위헌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이다. HB481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그 전까지 조지아주에서는 임신 20주 이후의 낙태가 금지된다. HB481이 시행돼도 강간, 성폭력 등 예외적인 경우나 산모의 건강이 위험한 상황 등에서는 임신 6주 후에도 낙태가 허용된다. 한편 조지아주는 동남부의 ‘할리우드’라 불릴 만큼 영화 및 TV 방송 촬영지를 제공해왔기 때문에 HB481와 관련된 할리우드 대표 영화사들의 ‘조지아 보이콧’의 향방에 귀추에 주목되고 있다.
조지아주는 인기 TV 시리즈인 ‘워킹 데드’와 ‘스트레인저 싱스’ 등이 촬영됐으며 영화 및 TV촬영과 관련된 직접 지출이 지난해 27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조지아 주지사 오피스는 지난해 총 455개 영상물이 조지아주에서 촬영됐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바천 CEO는 “킬러 필름스는 이 황당한 법(HB481)이 무효가 될때까지는 더 이상 조지아주에서 어떤 영상물도 촬영하지 않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더플라스 CEO도 “조지아에서 비즈니스를 하지 말기를 부탁한다”는 트윗 메시지를 전송했다. 5개 메이저 필름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모션 픽쳐 어소시에이션 오브 아메리카’ 측은 CNN에 최근 “이 법안을 전복시킬 수 있는 법적인 노력들에 어떤 것이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조지아주에서 영화와 TV 산업은 9만2000개 넘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주요 비즈니스이다”라고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할리우드의 일부 영화사들은 “조금 더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