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벽 하면 떠오르는 곳이 있다. 베를린 장벽, 동독과 서독을 격리시키기 위하여 설치된 장벽이다. 다른 하나는 한반도의 군사 분계선이다. 베를린 장벽은 1949년에서 1989년까지 약250만 영에 달하는 동독 기술자, 전문직업인, 다수의 지식인들이 서독행을 택함으로 동독의 경제력에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되자, 동독 인민회의의 결정으로 1961년 8월 12일 밤 서베를린으로 통하는 모든 것을 봉쇄하기 위해 장벽을 설치했다. 철조망과 블록으로 이루어진 이 장벽은 기관총 초소와 지뢰지역, 5미터 높이의 콘크리트 장벽으로 대체 되었고, 1980년대에 고압선과 방어진지들을 45km에 걸쳐 구축, 총 120km의 장벽이 축조되었다. 이 장벽은 1989년 10월 동유럽의 민주화로 동독의 강경보수 지도부가 해체되면서 11월 9일 장벽은 기적처럼 무너졌다. 아직도 남아 있는 한반도의 군사 분계선은 남북을 분단하여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이는 1953년 7월 27일 발효된 한국 전쟁의 정전 협정 체결 당시 임진강에서 동해안까지 총 1,292개의 말뚝을 박고, 이 말뚝을 이은 가상의 선을 군사분계선으로 설정 하면서 시작, 지금까지 지속 보완 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이런 장벽은 정치적, 이념적, 마음가짐에 따라 생기기도 무너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장벽은 내적인 장벽에서 외적인 장벽으로 이어지거나 나타난다. 원효가 어릴 때 황룡사에 들어가 승려가 되었다. 그가 34세가 되던 해다. 의상과 함께 중국 유학길에 올랐다. 도중에 고구려 군사들에게 잡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11년 뒤 다시 의상과 함께 백제를 거쳐 바닷길로 중국에 가는 길이었다. 도중에 날이 저물어 무덤 속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한 밤중에 목이 마른 그는 물을 찾다가 바가지에 담긴 물을 발견하고 맛있게 마시고 잠을 잤다. 아침 일찍 일어나 보니 간밤에 마신 물은 해골에 고인 물이었다. 원효는 끔찍하고 역겨운 생각에 구역질을 했다. 그 순간 그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마음이 모든 것을 지어내는 구나’ “일체유심조” 이다. ‘해골에 담긴 물은 같은 물인데, 간밤 잠결에 마실 때는 달고 맛있는 물로 마시고, 지금은 구역질이 하다니, 어제와 오늘 달라진 것은 물이 아니라, 나의 마음 아닌가.’ 이런 마음이 들자 그는 유학을 포기했다. 어찌 보면 우리는 자의에 의해서 혹은 타의에 의해서 무심코 설정한 한계의 벽 속에 자신을 가두어 놓고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그 한계의 벽은 너무 견고해서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다. 절대로 안된다는 사고방식으로 산다. 감정의 한계, 능력의 한계, 이해와 용서의 한계, 미음과 사랑의 한계, 의심과 편견의 한계, 이념과 정치의 한계, 문화와 지식의 한계 등, 그 속에 갇혀 사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 장벽 속에 스스로를 묶어 놓고 말이다. 범인은 평생 살아도 이를 마의 한계로 설정해 놓고 깨거나 넘지 못한다. 우리는 이런 마의 한계를 깨며 살아가는 이를 일컬어 영웅 혹은 특별한 인물로 인정한다. 영국의 로저 베니스터는 육상선수이자 옥스퍼드 의대생이었다. 당시는 1마일 1.6km를 4분 안에 뛴다는 것은 인간 불가능의 한계라고 인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1954년 5월 6일, 그 마의 벽을 깨고 3분 59초 4의 기록을 세우며 라스트 스퍼트 방법을 연구했다. 그 후에 다른 사람들도 그 마의 벽을 깨곤 했다. 그는 ‘당신이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면 당신의 말이 맞습니다. 당신이 할 수 있다고 하면 그것도 당신이 맞습니다. 선택은 당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란 유명한 말을 남겼다. 간혹 영웅이 있지만 인간이 모든 장벽을 넘을 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장벽을 해결하신 분이 계신다. 예수님은 인간이 죄를 지음으로 만들어 진 모든 장벽을 무너뜨리셨다. 천국보좌를 떠나 이 땅에 오셨고, 죄인과 세리의 친구가 되셨고, 빈부귀천을 초월하여 사랑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인간을 사랑하고 용서하셨다. 그리고 세상 모든 죄를 담당하시고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시므로 죄와 사망 권세의 장벽을 무너뜨리셨다. 하나님은 물으신다. 아직 철거되지 않은 너의 장벽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