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감리교회, 특별총회서 ‘전통주의 플랜’ 승인...아프리카 대의원 영향
연합감리교회(UMC, United Methodist Church)가 지난달말 폐막된 특별총회에서 예상을 뒤엎고 '동성애 반대' 입장을 고수하기로 했다.
연합감리교회는 특별총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교단의 입장을 결정하는 투표를 통해 동성애에 대한 절충안인 ‘하나의 교회 플랜’을 부결하고 ‘전통주의 플랜’을 승인했다.
다국적 교단인 연합감리교회의 최고 입법기구인 총회에서 53% 이상이 동성애자의 결혼과 안수를 금지조항을 강화시킨 ‘전통주의 플랜’을 지지했다.
연합감리교의 최고의 의사 결정 기구인 총회는 4 년에 한 번씩 열리는데, 이번 특별총회는 총감독회의 요구로 특별히 소집됐다. 교단 내의 인간의 ‘성’에 관한 이견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렸다.
특별 총회에 참석한 UMC 대의원들은 마지막 날인 26일 찬성 438표, 반대 384표로 전통주의 플랜을 승인했다.
전통주의 플랜은 동성애자 성직 안수와 동성 결혼을 금지하는 현 교리와 장정을 그대로 유지하는 안이다. '동성애 관계에 있다고 공언한 사람'이라는 모호한 조항을 동성 결혼을 한 사람, 동성과 동거하는 사람, 자신을 성소수자라고 커밍아웃한 사람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 내 다수의 감독들은 특별 총회 전, 공개적으로 '하나의 교회 플랜'(One Church Plan) 지지를 표명했다. 이 플랜은 성소수자에게 목사 안수를 허락하고, 목회자와 교회에 동성 결혼 허용 여부를 결정할 자율권을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며. 지지자들이 상당했다.
그러나 하나의 교회 플랜은 아프리카 대의원의 반대로 부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UMC 대의원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아프리카 대륙 대의원들 대부분이 동성애를 반대하기 때문이다. UMC는 전 세계 1270만 명 회원 중 미국 내 구성원이 약 695만 명이고, 나머지 구성원은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등지에 흩어져 있다. 모든 지역에서 교인 수에 비례해 대의원을 파송한다. 특별 총회 대의원 중 41%가 미국 외 지역에서 왔으며 이들 대부분이 전통주의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에 대해 보수 성향인 ‘종교와 민주주의 연구소’ 마크 툴리 대표는 “아프리카와 필리핀, 유럽 대표단의 참여가 결정적이었다”며 “미국의 주류 개신교가 붕괴되는 곤경에서 그들이 구해냈다”고 전했다. 또 코트디부아르 블레 레올 나단 에이크 총대도 “성경은 우리가 말씀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그것은 하나님의 계획이며 하나님의 뜻이고 성경적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에 한인 UMC 관계자들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번 특별총회에 앞서,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Korean UMC) 관계자들은 <대안특위(Alternative Plan Task Force)>를 지난 2017년부터 구성했다. 이후 대안특위는 연석회의를 비롯해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했으며, 2019년을 맞이해서는 '40일 중보기도'를 실시했다. ‘소망은 주께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지난 1월 11일부터 시작해, 특별총회 마지막날인 지난달 26일까지 실시했다.
한편, 지난 1972년부터 시작한 UMC의 동성애 허용 여부는 '불허'로 일단락됐으나 이미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한 목회자, 신학생, 교인 등과 전통주의 플랜을 따를 수 없다고 밝힌 연회들의 거취 문제가 남아 있다.
커밍아웃 이후 감독에 당선된 캐런 올리베토 감독이 속한 연회는 물론, 드류대 신학대학원, 보스턴대 신학대학원, 클레어몬트신학교 등 교단 소속 신학교 학장들은 총회 직후 공개서한을 발표해 결과에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달 26일 특별총회로 모인 대의원들이 기도하는 모습. <사진=UM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