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별로 달라…여성은 무, 남성은?
혈관 건강을 위해 채소를 먹는 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채소는 중성지방을 감소시키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현대인의 혈관 관리법으로 채소, 과일 섭취를 늘리라고 권고한다. 혈관 건강을 위해서는 채소와 과일 종류를 가리지 말고 충분하게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특정 채소는 성별에 따라 혈관 건강 개선 효과가 달라 알아두는 게 도움이 된다. BHS 한서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국내 성인 남녀 1554명을 대상으로 채소와 혈관 건강 개선 효과를 분석한 연구를 기반으로 살펴봤다.
▷콩나물·숙주나물=남성 중성지방 수치 감소
연구에 따르면 콩나물과 숙주나물은 남성의 중성지방 수치를 크게 감소시켰다. 콩나물·숙주나물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중성지방 수치가 약 119g/dL 낮았다. 콩나물·숙주나물이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이유는 두 식품의 공통 원료인 대두 속 이소플라본 성분 때문이다.
▷무=여성 혈관 지표 개선
무는 유독 여성에게서 수축기 혈압,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LDL콜레스테롤(혈관 염증을 유발하는 저밀도 콜레스테롤) 등 대부분의 나쁜 혈관 지표를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의 뿌리와 껍질에는 비타민C와 모세혈관을 강화시키는 비타민P가 많이 들었다.
▷삶은 브로콜리ㆍ삶은 양배추=여성 혈압 감소
삶은 브로콜리나 양배추는 여성의 수축기 혈압을 최대 11.95mmHg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식품에 특히 많은 식이섬유가 지방 성분 등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과정에서 혈관 속 노폐물 배출을 돕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마늘=남성 혈압 감소
마늘은 특히 남성의 수축기·이완기 혈압 감소에 탁월한 효과를 냈다. 마늘 섭취량이 많은 남성은 수축기 혈압이 최대 15.48mmHg, 이완기 혈압이 12.13mmHg 감소했다. 반면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은 17.41mg/dL 상승했다. 마늘 속에 들어 있는 ‘알리신’ 성분이 혈액 내에서 생성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시금치=남녀 모두 혈압 감소 효과
시금치는 비교적 젊은 남녀(19~39세)의 수축기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탁월했다. 실제로 이들 연령대에서 시금치 섭취가 많았던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수축기 혈압이 약 21.40mmHg 낮았다. 시금치에는 질산염이 많은데, 질산염은 혈관의 이완과 확장 작용에 관여하는 산화질소로 변해 혈압을 개선한다.
건강주스 제대로 알고 마시기
직접 채소, 과일을 사용해 만든 주스는 원하는 재료를 넣어 더욱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주스에도 궁합이 있다. 궁합이 맞는 채소, 과일을 섞으면 영양 성분이 배로 늘어난다. 반대로 상극인 조합도 있다. 건강한 영양소 섭취를 위해 혼합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내는 주스 궁합을 소개한다.
■ 함께 마시면 효과 UP! 주스의 영양소 흡수에 도움을 주는 채소, 과일 궁합
- 칼슘(케일, 브로콜리), 철분(비트잎, 미나리, 상추) + 비타민C(레몬, 딸기, 귤, 오렌지, 자몽, 키위)
칼슘과 철분의 흡수를 높이려면 비타민C를 같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철분은 비트잎, 상추, 미나리에 많이 함유돼 있고 칼슘은 케일과 브로콜리에 많다. 비타민C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식품으로는 레몬, 브로콜리, 케일, 딸기, 귤, 오렌지, 자몽, 키위 등이 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특히 좋다. 단, 수산은 칼슘과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앞서 말한 재료에 시금치를 섞는 것은 좋지 않다. 시금치에는 수산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 퀘르세틴(사과, 체리) + 브로멜라인(파인애플)
브로멜라인이라는 성분은 퀘르세틴의 흡수를 돕는다. 브로멜라인은 단백질 분해 효소로 소화를 촉진하고 더부룩함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퀘르세틴은 천연 항산화제로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 산화를 억제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브로멜라인은 파인애플에 풍부하고 퀘르세틴은 사과와 체리에 다량 함유돼 있다. 여름철에는 장의 기능이 떨어지기 쉬운데 이 때 파인애플,사과, 체리를 사용해 만든 주스를 마시면 장 건강과 기력 회복에 좋다.
- 안토시아닌(포도, 블루베리, 자색 양배추) + 비타민C(레몬, 딸기, 귤, 오렌지, 자몽, 키위)+ 질산염(비트, 샐러리, 시금치)
비타민C는 안토시아닌 성분의 흡수를 증가시킨다. 안토시아닌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보라색이나 검푸른 색을 띄는 베리류 과일이나 포도, 자색 양배추 등에 풍부하다. 비타민C가 많은 레몬, 브로콜리, 케일, 딸기, 귤, 자몽, 오렌지, 키위 등과 함께 섭취하면 좋다. 또한 질산염이 풍부한 비트, 샐러리, 양상추, 시금치, 딸기, 메론 등의 채소, 과일도 안토시아닌 성분의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더욱 상승시킨다.
■ 같은 색상의 채소, 과일은 ‘파이토케미컬’ 영양 성분 극대화
영양 성분간 궁합을 따져보는 것도 좋지만 그게 조금 어렵다면 같은 색을 띠는 채소, 과일을 함께 섭취하는 것도 좋다. 채소, 과일에는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라는 식물 영양소가 들어있는데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 세포 손상을 억제하고 항산화 작용을 해 건강을 유지시켜준다.
파이토케미컬은 각 채소와 과일의 고유한 색상을 나타내는 성분이기도 하다. 같은 색을 띠는 채소, 과일은 가지고 있는 파이토케미컬 성분이 유사하기 때문에 각 색상별 효능을 파악해 목적에 맞게 섭취하면 좋다. 크게 레드, 옐로우, 그린, 퍼플, 화이트 다섯 가지 색깔로 나눌 수 있는데 각각 라이코펜, 카로티노이드, 루테인, 안토시아닌, 안토크산틴 등의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토마토, 딸기, 석류 등 레드 푸드로 만든 주스는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 당근, 오렌지, 귤, 파인애플 등 옐로 푸드로 만든 주스는 노화를 지연시키고 면역력을 키워준다. 브로콜리, 시금치와 같은 그린 푸드로 만든 주스는 해독 효과가 뛰어나 체내 독소를 배출한다. 포도, 블루베리 등 퍼플 푸드로 만든 주스는 노화를 예방하고 눈 건강에 좋다. 배, 도라지, 인삼 등 화이트 푸드로 만든 주스는 항염, 항균 작용이 뛰어나 우리 몸의 저항력을 길러준다.
다만 컬러 푸드에 풍부한 파이토케미컬은 열에 의해 파괴되기 쉽기 때문에 채소, 과일에 가해지는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양소 보존을 위해서는 주스를 만들 때 마찰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갈아 마시기보다는 저속으로 착즙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 약물 복용 시에는 상극인 채소, 과일 피해야
- 제산제 + 오렌지 = X
- 갑상선 치료제 + 자몽 = X
- 콜레스테롤 저하제 + 자몽 = X- 비타민K길항제 + 케일, 시금치, 브로콜리, 양배추, 상추 = X
- 이뇨제 + 알로에, 바나나, 토마토, 오렌지, 녹황색 채소 = X
몸에 좋은 채소, 과일이라도 약과 함께 섭취하면 효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약물 복용 중이라면 유의해야 한다. 우선 제산제를 복용할 경우에는 오렌지 섭취를 피해야 한다. 제산제에는 알루미늄 성분이 들어있는데 오렌지와 함께 먹으면 알루미늄이 몸에 흡수될 위험이 있다. 갑상선 치료제를 복용할 때에는 자몽주스를 마실 경우 흡수 저해, 약효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복용했을 때 자몽을 섭취하면 약물이 간에서 대사되는 데 관여하는 효소의 작용이 억제되면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비타민K길항제를 복용한다면 비타민K가 풍부한 케일, 시금치, 브로콜리, 양배추, 상추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뇨제를 먹을 때는 알로에, 바나나, 토마토, 오렌지, 녹황색 채소 섭취를 피해야 한다.
혈관 건강 강화하는 채소 반찬 5가지
가정의학회지에 실린 BHS 한서병원 논문에서는 국내 성인 남녀1554명을 대상으로 채소의 혈관 건강 개선 효과를 분석했다. 논문이 분석한 대표적인 5가지 채소의 건강 효과를 소개한다.
◇콩나물·숙주나물
연구에 따르면 콩나물, 숙주나물은 남성의 중성지방을 크게 감소시켰다. 실제 콩나물과 숙추나물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중성지방 수치가 약 119mg/dL 낮았다. 두 식품 속 ‘이소플라본’ 성분 덕이다.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데, 중성지방을 배출한다.
◇시금치
남녀 모두에서 19~39세의 비교적 젊은 성인의 수축기 혈압을 낮췄다. 실제로 이들 연령대에서 시금치 섭취가 많던 그룹은 수축기 혈압이 약 21.40mmHg 낮았다. 시금치 속 '질산염'이 효과를 냈다. 질산염은 체내에서 혈관의 이완과 확장 작용에 관여하는 산화질소로 변해 혈압을 개선한다.
◇삶은 브로콜리ㆍ삶은 양배추
삶은 브로콜리나 양배추는 여성의 수축기 혈압을 최대 11.95mmHg 낮췄다. 브로콜리나 양배추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한데, 식이섬유는 위장 건강을 개선할 뿐 아니라 혈관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식이섬유가 지방 성분 등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과정에서 혈관 속 노폐물 배출을 돕는다.
◇마늘
마늘은 특히 남성의 수축기·이완기 혈압 감소에 탁월한 효과를 냈다. 마늘 섭취량이 많은 남성은 수축기 혈압이 최대 15.48mmHg, 이완기 혈압이 12.13mmHg 감소했다. 반면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은 17.41mg/dL 상승했다. 마늘 속 항산화 성분인 '알리신'의 작용 때문으로 추정한다.
◇무
무는 여성에게서 특히 효과가 컸다. 여성의 경우 무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수축기 혈압,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LDL 콜레스테롤 등 대부분의 나쁜 혈관 지표가 개선됐다. 무의 뿌리와 껍질에는 비타민C와 모세혈관을 강화시키는 비타민P가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무 껍질에 비타민C가 더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껍질을 벗기지 않고, 깨끗이 씻어 함께 먹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