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주는 가 볼 곳이 없다고요?” 앨라배마에도 방문하면 후회하지 않을 관광 명소들이 적지 않다. 새해 앨라배마를 들리게 되면 꼭 한 번쯤 가볼만한 곳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트로이 대학교 부설, 로사 파크 기념 박물관
1913년 2월 4일 앨라배마주 터스키지에서 출생한 로사 파크. 지난 2005년 92세의 나이로 숨진 이 여성은 단 한 번의 사건으로 세계를 바꾼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앨라배마가 낳은 가장 위대한 여성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1955년 12월 1일 미국, 나아가 세계를 바꿀 역사적인 사건의 주인공이 된 로사 파크는 당시 일하던 백화점에서 퇴근하는 길에 버스를 탑승했다. 그 때 몽고메리에서는 버스 앞 네 줄은 백인전용으로 지정되어 있었으며 흑인들은 주로 뒤쪽에 있는 그들만의 유색 칸에 앉을 수 있었다. 그녀가 탄 버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백인 탑승객들의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백인들이 앉을 자리가 없어지자 버스 기사는 흑인들에게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녀는 자리를 양보할 것을 거부해 결국 버스기사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파크는 당시 "피곤해서 그렇게 했다"고 고백했지만 어찌됐든 이 사건은 평범한 주부였던 그녀를 민권 운동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게 했다.
이 사건은 흑인 사회의 공분을 불러일으켜 흑인들은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을 벌이게 됐다. 결국 연방대법원이 버스 안에서의 차별을 철폐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꼬박 1년이 넘게 계속된 버스 보이콧은 막을 내렸다. 미국 흑인 민권 운동의 발단이 된 이 사건 이후 1970년대 들어서 흑인과 백인 사이의 법적 차별은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진다. 2005년 10월 24일 파크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가 불을 지핀 민권 정신은 오늘도 생생하게 살아있다. 특히 트로이 대학교에서는 로사 파크를 기념, 2000년 12월 1일 로사 파크 기념 박물관&도서관을 설립해 381일간 계속됐던 생생한 인권 역사의 현장 속으로 주민들을 초청하고 있다.
주소=252 Montgomery Street, Montgomery, AL 36104 로사 파크 기념 박물관은 토요일은 휴관하며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 금요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30분, 일요일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개방하고 있다. 문의=www.troy.edu/rosaparks
로사 파크 기념 박물관 <Troy Univ.>
로사 파크가 일으킨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을 설명하는 기념 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