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물렁물렁...엉덩이 통증이 의심 신호
겨울이 되면 더욱 심각해져
겨울이 되면 뼈가 물렁물렁해지는 골연화증을 주의해야 한다. 골연화증은 뼈에서 칼슘과 인이 점점 빠져나가 뼈가 물렁해지고, 변형되기 쉽고,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골밀도가 감소하는 골다공증은 잘 알려졌다. 하지만 뼈가 점차 가늘고 연해져 변형되기 쉬운 상태가 되는 '골연화증'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겨울에 골연화증이 잘 생기는 이유는 일조량이 줄면서 비타민D가 잘 겹핍되기 때문이다. 비타민D는 칼슘과 인 흡수를 돕고, 뼈와 치아를 생성하는 데 영향을 준다. 하지만 햇볕을 충분히 받아야 체내에서 합성된다는 한계가 있다. 콩팥이나 간 기능 이상도 비타민D 결핍을 초래한다. 비타민D 결핍에 의한 국내 진료 인원은 1년에 약 8만6000명(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7)이고 매년 1만명 이상 늘고 있다.
안양국제나은병원 한영미 원장은 "성인에게서 생기는 골연화증은 이상 증상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지만, 허리 통증이 서서히 시작되고 허벅지, 엉덩이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 가장 흔하다"며 "근육 약화로 인해 계단을 오르거나 앉았다가 일어나기 힘들고, 걸을 때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원장은 "전신적인 통증으로 퍼져 관절염이나 섬유근육통으로 오인되기도 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단순 비타민D 결핍으로 생긴 골연화증은 햇볕을 많이 쬐거나, 비타민D를 따로 보충하면 쉽게 치료된다. 평소 비타민 D가 많이 함유된 우유, 등 푸른 생선, 육류의 간, 버터, 달걀노른자, 어육 등의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좋다.
한영미 원장은 "겨울에는 거의 노출이 없는 옷을 입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며 "특히 간이나 콩팥 질환, 소화기 흡수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주치의와 상의하여 주기적으로 골연화증 관련 검사를 받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비타민D 부족이 주요원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윤한국 교수는 "골연화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비타민D 부족"이라며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과 인이 잘 흡수되게 해 혈중 칼슘과 인 농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 뼈의 무기질화가 일어나게 하는데, 이런 기능이 약해지는 게 원인"이라고 말했다. 비타민D 부족은 ▲햇볕을 적게 쫴 피부에 자외선 자극이 부족하거나 ▲음식물로 인한 섭취가 부족하거나 ▲콩팥이나 간 기능 이상으로 비타민D가 활성화되지 못해서 생길 수 있다. 한편, 비타민D가 충분해도 칼슘이 부족해 골연화증이 생길 수 있다. 윤한국 교수는 "채소에는 칼슘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옥살산, 구연산 등이 다량 함유돼 있어 유제품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장관 질환으로 비타민D와 칼슘 흡수가 잘 안 되는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밖에 골다공증 치료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제제가 뼈의 재형성을 억제해 골연화증을 유발할 수 있고, 항경련제도 간에서의 효소 작용에 영향을 미쳐 비타민D 활성을 감소시켜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성인에게서 생기는 골연화증은 이상 증상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지만, 전반적인 근력 약화나 뼈 통증이 있으면 의심해봐야 한다. 윤한국 교수는 "요통이 서서히 시작되고 허벅지 대퇴부에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 가장 흔하다"며 "전신적인 통증으로 퍼져 관절염이나 섬유근육통으로 오인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통증은 양측에 대칭적으로 나타나고, 손으로 누르면 아프다. 근육 약화로 인해 계단을 오르거나 앉았다가 일어나기 힘들고, 걸을 때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가벼운 외상으로 뼈가 부러질 수도 있다.
골연화증을 진단하려면 혈액 검사를 해야 한다. 윤한국 교수는 "가장 공통적이며 특징적인 소견은 혈청 칼슘과 인산의 감소, 소변 내 칼슘 수치의 감소"라며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가 증가 될 수 있으며, 부갑상선 호르몬 역시 증가 될 수 있고, 비타민 D의 부족인 경우 혈청 내 활성형 비타민D의 수치가 감소되어 있다"고 말했다. 골연화증의 특이적인 현상으로 방사선 촬영으로도 진단이 가능할 수 있다.
골연화증의 치료방법은 기저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이중 비타민D의 단순 결핍이나 일광 부족으로 발생된 골연화증은 일광 노출량을 늘리고, 비타민 D와 칼슘, 인산을 보충하면 쉽게 치료된다. 윤한국 교수는 "국내 비타민 D 단순 결핍은 증가 추세에 있으며 적극적으로 건강 검진을 통하여 결핍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타민D가 많이 든 등푸른 생선, 육류의 간, 버터, 계란 노른자, 어육, 우유를 충분히 먹는 것도 좋다. 또한 여름철에서 선크림을 많이 바르거나, 큰 마스크로 얼굴 전체, 팔다리를 감싸면 비타민 D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얼굴은 가리더라도 다른 곳은 화상을 입지 않는 범위 내에서 30분 정도 햇볕에 노출시키는 것 좋다. 윤 교수는 "간질환이나 콩팥 질환, 소화기 흡수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주치의와 상의하여 주기적으로 골연화증 관련 검사를 시행하여 관리 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달리기할 때도 주의해야
충분한 경험이 없는 초보자들의 경우 근육이 단련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심각한 무릎 부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마라톤으로 인한 무릎 부상을 ‘러너스 니(runner’s knee)’라고 부른다. 대부분 초보자들이 자신의 컨디션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운동하면서 발생한다. 보통 달릴 때는 자기 체중의 3~5배의 충격이 무릎에 전달되는데 이때의 충격이 반복되면 무릎관절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슬개골연골연화증이 있다.
슬개골연골연화증은 우리 몸의 체중을 견디고 완충 역할을 하는 슬개골이 손상되어 관절을 덮고 있는 연골이 연해지면서 탄력성을 잃고 충격을 견디지 못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마라톤이나 무리한 등산 등 과도하게 운동을 하는 경우나 축구나 농구를 할 때 갑자기 방향을 바꿀 경우 슬개골이 손상돼 슬개골연화증이 나타날 수 있다. 참튼튼병원 장안동지점 조양호원장은 "마라톤으로 인한 무릎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작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이완시켜 주어 달릴 때 무릎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슬개골연골연화증 초기에는 온찜질, 근력 강화 운동과 같은 보존적 치료와 연골주사만으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휴식을 취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손상된 연골은 재생이 어렵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염을 앞당기는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초기 치료를 놓쳐 연골손상이 심할 경우에는 관절 내시경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는데 슬개골연골연화증 치료의 경우 병변 부위를 절제하고 불규칙해진 관절면을 다듬는 치료가 행해진다. 관절내시경은 초소형 카메라와 레이저 기구가 들어있는 관을 내부로 삽입해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수술 방법이다. 수술시간도 20분 내외로 짧으며 회복 속도도 빨라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