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영화 '말모이' 흥행 배우 유해진-윤계상 주연
일제강점기, 치열했던 우리말 사전 제작과정 담아내
영화 ‘말모이’(MAL-MO-E : The Secret Mission)는 믿고 보는 배우 유해진-윤계상이 일제시대 당시 우리말 사전 제작과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 제목에 나오는 '말모이'는 말을 모은다는 뜻에서 사전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이다.
이 두 배우는 각각의 흥행작 ‘완벽한 타인’과 ‘범죄도시’ 이후 차기작으로 말모이를 선택했다.
윤계상은 이번 영화를 선택한 이유로 ‘이야기의 힘’과 더불어 ‘유해진 형님’을 꼽으며 신뢰를 표현했다. 시나리오가 좋아 큰 고민없이 선택했다는 윤계상은 “현장에서 유대표로 불렸는데, 그 이름의 책임감이 무거웠다”고 했다.
유해진은 “글을 몰랐던 사람이 글을 알게 되는 것과 무지하고 한심한 사람이 아버지로서 변화하는 것, 그 두 가지에 초점을 맞췄다”며 “글을 알아가는 과정이 무리하지 않게 그려지고, 또한 글을 지키는 마음이 생길 때까지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해진은 까막눈의 판수, 윤계상은 친일파 아버지를 둔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으로 분했다.
정환(윤계상)을 비롯한 조선어학회 회원들은 뚜렷한 사명감과 함께 벌써 10년 넘게 사전 편찬에 공을 들여온 상황이다. 반면 심부름꾼으로 합류한 판수(유해진)는 아예 글을 모르는 까막눈이다. 아내 없이 두 아이와 사는 판수가 학회 일을 돕게 된 것도, 일하던 극장에서 쫓겨나 아들의 학비를 융통할 길이 없던 상황에서다.
돈도 아닌 말을 대체 왜 모으나 싶었던 판수는 난생처음 글을 읽으며 우리말의 소중함에 눈뜨고, 정환 또한 전국의 말을 모으는 ‘말모이’에 힘을 보태는 판수를 통해 ‘우리’의 소중함에 눈뜨게 된다.
유해진은 판수가 우리말 지키기에 헌신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순희가 이렇게 말한다. (창씨개명으로 ‘가네야마’라는 이름을 써야 한다니까) ‘나는 김순희 좋은데’. 판수는 김순희라는 이름을 지키는 게 아버지로서 해줄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말모이’는 유해진의 표현을 빌리면 ‘순희 같은 순한 영화’다.
이 영화가 마음을 울리는 것은 실제 역사가 바탕인 이야기의 힘이다. 또한 지금 자유로이 쓰는 우리말을 지키려 목숨까지 건 사람들이 있었다는 깨우침이다.
이 영화는 1942년의 조선어학회사건이 바탕이 됐으며, ‘택시운전사’(2017)의 각본을 썼던 엄유나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쓴 연출 데뷔작이다.
한국 영화 ‘말모이’(MAL-MO-E : The Secret Mission)는 오는 18일 애틀랜타 AMC 슈가로프밀스를 포함해 전미에서 개봉한다.
영화의 스틸컷.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