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 보도, 현대 주재원 자녀들 높은 학력성취 주목
한국인 특유의 높은 교육열. 한인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는 그 독특한 특징들이 주류 사회의 주목을 받곤 한다. 얼마전 몽고메리 대표 일간지인 몽고메리 애드버타이저지가 앨라배마 주도인 몽고메리의 공립학교들에서 높은 교육열을 보이고 있는 한국 커뮤니티를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기사는 한 지역 공립 초등학교의 ESL 개인 지도 수업 풍경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제시카 서 양이 자기 앞에 놓여 있는 칼라풀한 카드를 바라보고 그 밑에 있는 글자를 속삭이듯이 말했다. “연못(Pond).” 스테이시 파웰 교사가 “지금 단어를 읽은 거니?”라고 묻자 제시카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선생님은 “단어를 읽을 필요는 없어. 단지 그림만 봐도 돼.”라고 친절하게 말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앨라배마주로 온 제시카는 유치원에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서 양은 이번 가을학기부터 앨라배마의 이스트 몽고메리에 소재한 제임스 W.윌슨 Jr.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 학교는 앨라배마주 교육부가 운영하는 특별 ESL 시스템 프로그램 관리를 받고 있다. 이 시스템 하에서는 100명의 ESL 학생들에 1명의 전문 교사가 배치되며 서 양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파웰 교사는 윌슨 초등학교에서 50명의 ESL의 학생들을 가르치며 인근 핼시온 초등학교에서도 50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윌슨 초등학교가 소재한 이스트 몽고메리는 앨라배마주에서 한국어를 말하는 주민들이 가장 많은 지역 중 대표적인 곳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2002년 몽고메리에 첫 북미 공장을 설립하고 그에 따라 많은 한국계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들이 진출하면서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주민들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14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 자동차 하나만으로도 앨라배마주 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은연간 5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수십 가정이 몽고메리에 매년 근무 순환제로 오며 그 가정의 자녀들은 몽고메리에 소재한 학교들에 다니며 공부를 하게 된다. 몽고메리 공립학교들에서 한인 가정의 자녀들은 기대 이상의 학력 성취를 보이고 있다고 지역 교사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으고 있다. 파웰 교사도 “한인 학생들은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적을 받지 못하면 매우 마음이 상해 한다. 공부와 교육은 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웰 교사는 “한국 학생들은 제일 어린 아이들조차 특정 목표, 예를 들면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파웰 교사는 몽고메리에서만 8년 ESL 근속 교사로 근무해오고 있으며 그 전에는 일반 학급 교사를 맡았던 경험이 많은 베테랑 교육가이다.
몽고메리 지역에 오게 되는 한인 가정들이 가장 먼저 만나 도움을 받게 되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지니 차보너씨이다. 그녀는 지난 2002년 이래 몽고메리시의 ‘코리안 패밀리 서포트 코디네이터’로 근무하고 있다. 차보너 코디네이터는 몽고메리에 한인 가정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집을 찾는 것을 도와주며 자녀들의 학교 입학에 관해 상담해준다. 그녀가 해야 하는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바로 한인 가정의 자녀들이 최대한 빨리 맞는 학년에 잘 배치되도록 하는 일이다. 한국에서는 새 학년이 3월에 시작한다. 따라서 몽고메리에 오기 전 한국에서는 새 학년이 시작되고 나서 불과 몇 달만 공부를 한 상태인데 교육열이 높은 한인 가정의 학부모들은 가을 학기에 한 학년을 높여서 입학시키고 싶어한다. 향후 몇 년 안에 대부분 다시 한국에 돌아갈 계획을 세우는데 그렇게 되면 자녀가 한국에 그대로 남아 있던 급우들보다 더 앞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종 이러한 학부모의 열정이 영어 실력이 아직 부족한 한인 학생들에게는 어려움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차보너 디렉터는 “과학 과목을 예로 들어 보겠다. ‘아메바(amoeba)’라는 단어가 나오면 한인 학생들은 ‘Amoeba’가 무슨 말인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어로는 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3학년, 4학년, 5학년 학생들에게는 이러한 괴리감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차보너 디렉터의 생각은 한인 학부모들의 교육적인 열정은 높이 사지만 자녀에게 너무 높은 기대를 해서 스트레스를 야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몽고메리 교육청의 ESL 교사들은 각 학생들에게 맞는 수업 환경에서 영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인 학생들이 급증하면서 ESL 교사들도 많이 늘었다. 현재 몽고메리 교육청에서는 18명의 풀타임 및 5명의 파트타임 ESL 교사들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몽고메리 한 공립 초등학교의 ESL 수업 모습.
몽고메리 한 공립학교의 ESL 클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