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기대치 현실에 맞게 수정해야...보험-관리비-HOA도 고려
렌트 생활자가 주택 소유주가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렌트비는 오르고, 모기지 이자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주택 구매자들의 마음은 바쁘다.
렌트를 살고 있는 주민들은 누구나 한번 씩 내집 마련의 꿈을 꾼다. 그러나 바이어의 높은 기대치가 주택 구매의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한다.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바이어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매물 조건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조언한다. 주택 구입 전 매물 조건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을 보면서 자산의 조건을 조금씩 수정하는 현실에 맞은 유연한 자세가 더 중요하다.
또한 구매할 주택에서 평생을 살겠다는 계획도 변경의 여지가 있다. 한 융자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첫주택 구입자의 약 75%가 이른바 ‘첫주택’(Starter Home) 구입 대신 평생 거주할 집 장만을 위해 돈을 조금 더 모으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 거주할 목적의 집을 구입하려면 매우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로 인한 주택 구입의 기회를 놓치는 대신 첫주택 용도에 맞는 주택을 구입한 뒤 착실히 에퀴티를 쌓은 뒤 적절한 매매 타이밍에 처분하면 더 큰 집을 구입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
매달 내는 렌트비는 없어지는 비용이고, 주택을 구매한 후 부담하는 월페이먼트는 주택의 에퀴티(equity, 주택 순자산)로 쌓인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부동산업체 질로는 전국 대부분의 도시에서 주택구입후 2년 정도가 경과하면 같은 집에서 렌트로 사는 것과 비교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게 된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구매를 실제로 실행하지 못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주택관리에 대한 부담을 갖고 싶지 않거나, 주택 보수에 대한 지식과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렌트를 살 때는 특정 부분에 고장이 생기면 집주인에게 연락만 하면 해결됐다. 그러나 주택소유주가 되면 자신의 비용으로 각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심지어는 인스펙션에서는 이상이 없었는데 이사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보일러나 에어컨디셔너 등에 문제가 생겨 고비용을 지출하는 사례들도 간간히 보게 된다.
렌트는 세입자보험과 유틸리티 등을 포함한 월임대료만으로 지출 구조가 단순한 반면, 주택구입후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모기지 페이먼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주택 구입 뒤 발생하는 가장 큰 비용인 모기지 페이먼트와 함께 지불해야 할 항목은 재산세, HOA(단지 관리비), 주택 보험료 등이 있고 리모델링비 등도 주택 구입에 따른 무시못할 지출 항목이다.
또한 신용점수가 좋지 않거나 히스토리가 짧아 융자를 받는 데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페이먼트 기록(Payment History), 카드 부채(Amounts owed), 크레딧 기간(Length of credit history), 새로운 신용구좌(New credit), 빈번한 신용조회 등이 점수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소득신고된 금액이 적어 융자가능 금액이 예상보다 적은 경우도 원하는 주택을 구매할 수 없게 만든다.
또한 주택을 소유하는 과정에서 융자기관과의 복잡한 계약관계에 놓이게 되는 데, 여기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도 한 몫 한다.
다운페이먼트나 클로징 비용 등 주택구매 초기비용을 마련하지 못했을 경우도 있다. 사실 매달 생활하기 빠듯한 가운데서 다운페이먼트 금액과 같은 목돈을 준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저축을 하려고 애쓰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기타로는 지역에 대한 정보 부족이나 직장이나 비즈니스를 이동할 계획이 있는 경우 등이 구매를 망설이는 사유로 꼽힌다.
한편, 렌트 옹호론자들은 주민들은 집을 소유하기 위해 묶여야만 하는 돈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즉, 집의 순가치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수익을 내지 못하는 묶여있는 목돈이라는 것이며 또한 다운페이로 지불되는 금액의 기회비용(opportunity cost)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 집 마련은 신나는 일이지만, 막연한 기대보다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