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수영장 다녀오셨나요? 그래도 집에서 발 씻으세요
여름은 발에 혹독한 계절이다. 덥고 습해 발에 땀이 많아지면서 각종 세균·곰팡이의 온상이 된다. 발을 바깥에 내놓는 유일한 계절이지만, 발을 보호해주는 양말을 신지 않아 외상 위험이 높다. 샌들·슬리퍼·레인부츠 같은 다양한 여름 신발은 족부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발을 예쁘게 보이기 위해 하는 네일·각질 제거 같은 미용 행위들도 발 건강을 위협한다. 키워드를 통해 여름 발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통풍]
발은 습하면 안 된다. 무좀 균을 포함한 각종 병원균이 활개를 친다. 무좀을 일으키는 피부사상균은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그래서 무좀(백선증) 환자는 7~8월에 급증하고, 전체 무좀 환자의 약 25%가 이 시기에 무좀 진료를 받는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국대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는 "무좀은 여름철이나 땀 차는 신발을 오래 신는 경우, 목욕탕·수영장을 이용한 후에 잘 걸린다"며 "발을 비누로 깨끗이 씻어 혹시 모를 무좀균이 발에 붙어있지 않도록 하고, 평소 통풍이 잘 되게 해 건조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네번째 발가락과 새끼발가락은 붙어 있어 습하기 때문에 무좀이 가장 잘 생긴다. 발가락 사이를 씻고 타월로 닦은 후 습기가 남지 않도록 완전히 말려야 한다.
[세정]
여름에는 발에 땀이 많이 차고 장맛비 때문에 발 위생이 좋지 않다. 안규중 교수는 "발은 대충 물만 끼얹는 경우가 많은데, 외출 후에는 발가락 사이를 비누질 하면서 꼼꼼히 닦아야 무좀균 등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말했다. 찜질방·사우나·수영장처럼 맨발로 다니는 공간은 무좀균 전염 위험이 높은 장소다. 무좀균이 섞인 각질 조각을 밟다 보면 발에 붙어 무좀을 일으키게 된다. 안규중 교수는 "찜질방·사우나에서 씻고 왔다고 집에 돌아와 발을 안 씻는 경우가 많은데, 꼭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각질 제거]
발 각질이나 굳은살이 보기 싫다는 이유로 제거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발에 각질을 무리하게 없애면 피부 보호막이 사라져 오히려 균 침투가 용이해진다. 요즘에는 고농도의 AHA성분을 넣은 발 각질제거 팩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런 팩을 잘못 사용하다 화학적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연세스타피부과 이상주 원장은 "발 각질제거를 한다고 무좀이 없어지지는 않는다"며 "발바닥이 두꺼운 사람이 가끔 각질제거를 하는 것은 괜찮지만, 당뇨병 환자나 피부가 얇은 사람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발톱을 깎을 때도 무리하게 발톱 주변 각질(큐티클)을 제거하려고 하면 안 된다. 발톱과 살에 틈새가 생겨 2차 감염이 될 수 있다.
[보습과 네일아트]
발에도 로션을 발라야 한다. 발이 건조하면 갈라지고 상처가 나기 때문이다. 보습제는 발 전체에 바르되, 발가락 사이는 습하므로 이 부위는 빼고 바르는 것이 좋다. 발톱에 젤네일을 하거나 네일 팁을 붙이는 경우도 많은데, 발톱에 녹농균 등이 번식할 수 있다. 안규중 교수는 "발톱은 단단한 케라틴으로 이뤄져있어 균 침투가 이뤄지지 않지만, 큐티클을 제거하면 그 틈으로 균이 들어갈 수 있다"며 "네일아트를 하더라도 큐티클은 제거하지 말아라"고 말했다.
[상처 점검]
발은 매일 점검해 상처를 살펴야 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발에 상처가 나면 염증·궤양으로 진행되는 '당뇨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고,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기 때문에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며 "말초 신경세포가 손상돼 감각이 무뎌져 상처가 나도 모른 채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 환자는 여름에 발을 보호하기 위해 양말을 신으라고 권고한다. 발의 상처·부종·홍반·갈라짐 등을 매일 살피고, 이상이 있으면 바로 주치의와 상담해야 한다.
[신발 선택]
신발은 공통적으로 너무 꼭 끼지 않고 살짝 넉넉해서 통풍이 잘 되며 발이 편한 것이 좋다. 평소 오래 걷거나 서 있는 사람은 여러 켤레 신발을 매일 번갈아 신는 것이 위생상 좋다. 무좀 환자는 샌들이나 슬리퍼가 나쁘지 않지만, 당뇨병 환자는 외상 위험이 있으므로 앞뒤가 막힌 신발을 신는 것이 안전하다. 장마철에 많이 신는 레인부츠는 통풍이 안 되고 땀이 차기 쉬우므로 무좀 환자는 피해야 한다. 하이힐 역시 발가락을 모아놓게 하므로 좋지 않다.
발바닥 근육에 염증이 있는 족저근막염 환자는 샌들·슬리퍼·플랫슈즈 등 바닥이 딱딱한 신발은 피해야 한다. 지면에서 전해지는 충격을 적절히 흡수하지 못해 병을 악화시킨다. 특히 슬리퍼의 경우 뒤가 트여 힘이 발의 앞부분에만 실려 압박이 더 심하다. 연세건우병원 박의현 병원장은 "족저근막염 환자는 발 전체를 감싸서 압력이 적절히 분산되는 신발을 추천한다"며 "슬리퍼나 샌들을 신어야 한다면 가급적 바닥에 쿠션이 있고, 밑창이 2~3㎝로 두꺼우며, 뒤꿈치가 고정돼 있고, 샌들 끈이 두꺼운 신발을 신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2의 심장 '발', 건강하게 지키는 4가지 방법
발은 신체의 2%만을 차지하면서 나머지 98%를 지탱하는 ‘몸의 뿌리’이기도 하다. 또한 심장에서 받은 혈액을 다시 올려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발은 늘 양말이나 신발에 감춰져 있다 보니 각별히 대하기가 쉽지 않다. 평소에 우리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발이 건강해야 우리 신체가 건강할 수 있다.
건강한 발은 ▲발목과 발가락을 아래로 구부리는 근육의 힘과 위로 젖히는 힘이 같고 ▲발 부위의 관절에 무리가 없으며 ▲서 있을 때 엄지발가락, 새끼발가락, 뒤꿈치에 체중이 고루 분산되고 ▲발가락은 모양이 구부러지는 변형 없이 곧고 ▲굳은살이나 티눈, 무좀의 질환 없이 매끄럽고 ▲따뜻한 분홍색이다. 건강한 발의 조건에서 벗어났다면 지금부터라도 평소 발을 관리해 발목관절 염좌나 무지외반증과 같은 발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 대표적인 발 관리 방법을 알아봤다.
◇족욕
42~44도의 따뜻한 물에 발을 10~15분 담그면 혈액 순환을 촉진해 근육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이때 물은 복사뼈가 충분히 잠길 정도가 적당하다. 발을 씻을 때 조금 더 오래 담가두는 방법만으로도 충분하다. 발을 물에 담그고 있을 때 발목을 부드럽게 움직이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발마사지
발에는 작은 근육들이 몰려있기 때문에 피로를 쉽게 느낀다. 특히 발바닥 아치 밑이나 발가락 사이에 근육이 밀집됐기 때문에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눌러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 발마사지는 발에서 심장 방향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손으로 직접 해도 좋지만 골프공이나 단단한 페트병을 발바닥에 두고 발을 돌리며 마사지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발 근육 강화 운동
발이 쉽게 피로를 느끼지 않도록 발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을 해도 좋다. ▲바닥의 타월을 발가락으로 집어 움직이기 ▲발가락을 오므렸다 펴기 ▲계단 끝에 발을 대고 위아래로 움직이기 ▲발가락으로 공깃돌 줍기 등이 발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쉬운 운동들이다.
◇굳은살과 티눈 관리
딱딱한 굳은살과 티눈은 주변의 부드러운 살들을 눌러 발에 통증을 유발한다. 굳은살과 티눈, 사마귀는 위생적으로 잘라 없애는 것이 답이다. 젖은 상태에서 제거하면 감염에 걸릴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완전히 마른 상태에서 제거한다. 알맞은 사이즈의 신발을 신어 굳은살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신발을 신었을 때 길이와 폭 모두 조금씩 여유가 있는 것이 잘 맞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