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학 등 대다수 아이비리그 대학 공식반응
한인 학생들에겐 ‘역차별’ 폐지 기회여서 아쉬움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부가 최근 소수계 우대 가이드라인을 철회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교들은 향후 입시전형에서 소수 인종 우대 정책을 유지시켜 나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한인 학부모들과 한인 학생들에게는 아쉬움을 주고 있다.
우선 하버드 대학 측은 “입시 전형에서 지원 학생의 인종을 하나의 선발 기준 요소로 고려하는 정책을 계속해서 펼쳐나갈 계획”이라며 “연방 대법원에 의해 지난 40여 년간 허용돼 온 정책”이라 밝혔다. 브라운 대학교 측도 “입시 전형에서 인종을 고려하는 정책을 통해 그동안 다양한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었다”며 “수많은 배경과 인종들이 섞여 있는 교육환경 조성을 통해 학생들이 복잡하고 급변하는 세상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트머스 대학교도 “연방 대법원은 지난 2003년과 2016년 이미 소수 인종 우대정책을 합헌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며 “현법으로 보장된 권리를 계속해서 행사해 나갈 것”이라며 밝혔다. 이 밖에 라이스 대학 및 애틀랜타의 대표 명문 사학인 에모리대학 등도 소수계 우대 정책을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을 전했다.
트럼프, 소수계 우대 지침 철회 가이드 라인은 아시아계 학생들에게는 ‘어부지리’ 혜택을 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줬기 때문에 아이비 리드 대학교들의 이러한 방침 발표는 실망감을 주고 있다. 이달 초 트럼프 행정부가 대학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인종의 다양성을 고려하도록 한 ‘소수계 우대 지침’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소수계 입학 할당 수 때문에 불이익을 받아온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계 학생은 오히려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3일 연방법무부의 제프 세션스 장관은 “전 행정부(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하기 전 제대로된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소수계 우대 지침’을 폐지했다. 새로운 방침이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연방정부의 공식 입장은 각 대학 입학사정 방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FA)’은 지난 달 15일 아시아계 학생들이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하버드대 입학 사정 과정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소송 자료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연방법원에 제시하기도 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법무부와 교육부는 2011년 대학이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인종을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두 부처는 당시 성명에서 “고등교육기관들이 다양한 학생 집단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활용하는 데 강한 관심을 가지는 것을 인정한다”고 명시했다. 대학이 입시전형에서 소수계를 합법적으로 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 때문에 백인과 아시아계 학생들은 대학 입학 전형에서 역차별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반발해왔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기존 지침으로 인해 대학이 법이 허용하는 것 이상으로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이번 폐지 취지를 밝혔다.
간단하게 말해서 소수계 우대 정책으로 번역되는 ‘어퍼머티브 액션’은 ‘차별을 금지하기 위한 차별 허용’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그 동안 상대적인 경제적 열세 등으로 고등교육 혜택을 누리지 못해온 미국의 소수계 인종들의 대학 입학 문을 의도적으로 넓혀줘서 결과적으로 인종 차별이 없어지게 하자는 좋은 취지이다. 연방대법원 역시 소수계 인종의 지원자들이 대학교에 입학할 때 소수계 우대 정책을 사용하는 것은 위헌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소수계 우대 정책으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바늘 구멍인 아이비리그 캠퍼스 입학관문에서 정말 학업 성적과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백인계 학생들, 더 나아가 아시아계 학생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인 청소년들을 포함한 아시아계 학생들은 ‘어퍼머티브 액션’이 좋을 것이 하나도 없고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한다는 것. 대입진학에 있어서는 한인들은 더 이상 미국 사회에서 ‘소수계’로 우대를 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분류되지 않는 것이 정설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인 특유의 열성적인 부모들의 교육열과 한인 청소년들의 근면함이 합작품으로 빚어낸 결과로 다른 말로 하면 우수한 미국 대학교들마다 한인학생들이 이미 포진되어있기 때문에 더 이상 대입진학시 우대를 해줘야 할 소수계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 교정.
브라운 대학교 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