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북측에 서한 보내, "이시점에서의 만남은 부적절"
같은 날 북한은 풍계리 핵시설 폐기...청와대 긴급회의 소집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12일 열리기로 예정된 미북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4일 오전 연방상원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을 공개하며 내달 12일 열리기로 예정된 미북정상회담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과 북한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펜스 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 합의 하지 않으면 북한이 리비아처럼 끝날 수 있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북한은 미국 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지금 이 시점에 당신과 만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북한은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이룰 기회를 잃었다"고 밝혔다.
서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최신 성명에서 분노와 공개적인 적대감을 느꼈으며 “북한은 핵 능력을 언급하지만, 우리의 핵 능력은 너무도 강력해서 그것을 쓸 일이 없기를 기도한다"고 적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3명의 억류자를 풀어준 것에 대해 재차 감사를 전하면서 정상회담에 대한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오전 11시부터 다섯시간 동안 5차례에 걸쳐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 첫걸음으로, 외신 취재진을 직접 풍계리 핵실험장에 초청해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공개했다. 북한은 핵실험장 갱도 뿐 아니라 지상의 관측설비와 연구소, 경비건물 등을 폭파방식으로 철거함으로써 시설을 완전히 폐기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이 폭파된 직후 미북정상회담을 취소한 셈이다.
이에 대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깊은 우려를 피력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자의 회담의 철회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은 미북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궁극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달려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24일 폼페이오 장관은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북 정상회담의 개최 여부는 “궁극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나쁜 합의는 선택 사안에 없다며, 북한과 올바른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협상장을 떠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을 때 북한 인권 문제도 직접 제기했다며 협상이 진전될 때 논의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이 북한에 제시한 모델은 '빠른 비핵화'이며, 돌이킬 수 없는 일련의 조치들이 있을 때까지 경제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과거처럼 주고받기 방식을 하지 않을 것이고 오래 끌지도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취소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을 청와대 관저로 긴급 소집했다고 윤영찬 수석이 전했다.
앞서 김의겸 대변인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뜻이 무엇인지, 그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려고 시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24일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서한. /백악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