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북한측의 평양 초청 정상회담 제안 전격수용...5월중 방문
2016년 유세 당시 "김정은과 햄버거 먹으며 핵협상 하겠다" 발언
외신 "역사적 만남 전율...실패하면 벼랑끝 내몰리는 위험한 도박"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회담 제안을 전격 수용하자 각국 외신들은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작년 한 해 동안 서로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한반도 긴장도를 높였던 두 정상의 극적인 만남이 성사될 것인가?
지난 8일 한국 특사단을 통해 미국에 전달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메시지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제안과 더불어 비핵화 의지와 핵 미사일 실험 자제 등이었다.
이 제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수락의사를 밝히고, 오는 5월을 회담 시한으로 공표했다. 이같이 북미 회담이 가시화되자,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햄버거 정상회담’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기존 행정부의 무능력을 비판하며 북핵 문제 해결사를 자처했었다.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였던 지난 2016년 6월, 애틀랜타 유세에서 "김 위원장이 미국에 온다면 만나겠다. 회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면서 더 나은 핵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북미 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수락 발언이후 외신들은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날 CNN 방송은 “역사적 순간”이라며 백악관에서 브리핑 현장을 생중계했으며, “역사적이고 전례 없는 만남의 장이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CNN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을 한 자리에 모으는 한국 대통령의 외교술을 높게 평가했다.
AP통신은 “양국은 지난 한국전쟁 이후 공식적으로는 전시상태였다”고 설명하고 이번 북미 정상의 만남이 성사되면 “북한 지도자와 현직 미 대통령의 첫 만남이 될 것”이라며 보도했다.
영국 BBC는 “속을 알기 어려운 북한과의 대화는 엄청난 도박”이라면서도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핵전쟁 위협을 줄인다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실패할 경우 벼랑 끝으로 다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독일의 유력 주간지 슈피겔 온라인은 북미 정상회담에 관한 소식을 전하며 “하나의 역사적인 회합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으며,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은 ‘중대 변화’, ‘대사건’이란 용어를 사용해 보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9일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에 대해 “희망의 희미한 빛”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열린 경제계 행사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 이후 만난다면 한반도의 비핵화는 정상궤도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5월 회동은 장래 한반도 평화를 일궈낸 역사적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백악관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트럼프 대통령 등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사진=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