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 주지사, 최동열 미주생산법인 회장과 회동, 협조 약속
앨라배마 전국 자동차 생산5위, 현대 지난해 32만8천대 생산
“현대자동차와 앨라배마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것입니다.”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 오피스는 최근 주지사가 앨라배마 현대자동차 공장 회장과 접견, 앨라배마주 경제 발전을 위해 상호간 협조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아이비 주지사는 최동열 CEO와 만나 시종 일관 화기 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동을 가졌다.
앨라배마 현대자동차 공장의 로버트 번스 CEO는 “새 법인장이 오게 되면 주지사 회동을 갖는 것이 관례”라고 이번 회동의 배경을 밝혔다. 지난해 말 현대자동차는 앨라배마생산공장(HMMA) 법인장에는 러시아생산법인(HMMR) 법인장을 맡고 있던 최동열 전무(56)가 새로 부임하며 법인장인 김준하 부사장은 본사로 귀환, 앨라바마공장 관리팀장을 맡던 엄태신 상무는 브라질법인 공장장으로 임명됐다고 발표했었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내 신규 공장을 건설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 말 산업통상자원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 협상 대응 방안' 문건에서 미국에 신규공장을 설립하지 않기로 했다. 현지 가동 중인 앨라배마, 조지아 공장 외에 생산설비 추가 구축은 어렵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대신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및 전기차 부문 등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현지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앨라배마, 조지아에서 미국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연간 생산능력은 각각 36만대, 30만대가량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미국 현지판매 실적은 68만9000대로 이중 32만8000대가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됐다. 앨라배마주는 전국에서 자동차 생산 지역 5위이다. 기아차의 미국 판매량은 59만대로 29만2000대가 조지아 공장에서 출고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년 동안 미국에 31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현지 진출 기업에 투자 확대를 주문한 트럼프 대통령 압박에 지난 5년 동안 투입했던 21억달러 보다 투자금을 50% 늘려 잡은 것이다. 미국 투자 금액을 늘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비껴가면서도 신규공장 건설을 배제한 것은 현지 자동차 시장이 정체기에 진입했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이 회사 자동차는 전년 1755만3429대에서 1.8% 떨어진 1724만5872대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가 금리인상을 예고함에 따라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1.7% 더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대규모 비용을 투입해 신규공장을 설립해도 기대할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계열사와 함께 미국에서의 연구개발 등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대 측은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글로벌 주요 사업 현장에 권역별 '자율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현장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본사의 역할과 기능을 일부 조정한다. 조직개편이 되면 글로벌 주요 시장별로 권역본부가 출범하게 된다. 현대차는 내년에 북미와 인도에 권역본부를 설치하고 이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기아차도 북미 권역본부를 우선 도입한다. 권역별 자율 경영시스템의 핵심은 통합이다. 기존에는 본사가 상품 등을 포함한 주요 전략을 제시하고 생산과 판매를 총괄적으로 관리했다. 또한 해외 지역별로 판매와 생산 부문이 현지 사정에 맞춰 각기 운영돼 왔다.
현대차 북미 법인의 경우 현지 시장전략과 판매는 미국 판매법인(HMA)이 담당하며 앨라배마의 생산 조직과는 교류가 없었다. HMA는 본사 해외영업본부에 판매 현황을 보고하고, 미국 공장의 생산 현황은 본사 기획실로 보고된다. 최고경영자(CEO)는 북미 시장의 판매와 생산 현황을 별도로 보고받는 구조였다. 그러나 올해부터 북미 권역본부가 현지 맞춤형 상품전략과 운영을 직접 주도하고, 생산과 판매 현황도 한곳에서 취합해 CEO에게 보고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조직개편으로 현대기아차는 각 권역본부가 현지 상황에 맞게 생산과 판매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지 조직의 권한과 책임이 확대될 경우 해외 우수 인재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 아이비 주지사가 최동열 CEO와 회동하고 있다. <주지사 오피스 제공>
앨라배마 현대자동차 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