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은 지금 그의 꿈이 실현될 날이 거의 목전에 다다랐다고 기쁨에 미쳐 날뛰고 있을 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라. 남한에서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제 손으로 파괴하고 좌경국가의 탄생을 허용할 헌법 개정안이 공식으로 공표되지 않았는가? 물론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 헌법개정안이 하나의 시안(試案)일 뿐이라고 애써 그 중요성을 감추려고 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회 헌법개정특별위 전문위원회가 만들었다면 당연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들은 이제 염치나 아무런 거리낌도 보이지 않고 우리나라 기본체제의 근간을 파괴하는 이 따위 시안을 만들어 공개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사형을 폐지하고, 병역 의무를 거절하더라도 양심범이라며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을 무법천지로, 그리고 자기 방위 능력도 의지도 없는 패망국가로 전락시킴에 족하다.
그러나 그 정도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자유 민주주의 국가라는 대원칙을 현행 헌법에서 다 빼 버리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전문(前文)에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라고 명시되어 있고, 제 4조에는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둘을 모두 다 없애버리고 그 대신 ‘자유롭고 평등한 민주 사회’와, ‘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통일정책’으로 바꾸었다.
그 말이 그 말 같지만 그렇지 않다. 천지의 차이가 난다. 원래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은 그 자체가 매우 엄격한 개념이다. 그 것은 사회민주주의나 인민민주주의와는 준열(峻烈)하게 대치되는 개념인 것이다. 만약 국민들이 이 같은 기만수단을 식별하지 못하고 국민투표에서 시안대로 통과시킬 경우, 바로 그 날로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는 사망을 고(告)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짓을 현 집권당이 획책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한. 미 동맹이 살얼음판이 되고 말았다. 이 번 북한 핵 위기가 고조(高潮)되면서부터 문 대통령의 안보특보인 문정인은 “(한.미)동맹을 파기하는 일이 있어도 평화는 지켜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었다. ‘서울 불바다’ 위협으로 잔뜩 겁에 질린 국민들의 전쟁 공포심을 부채질함으로써 결국은 한. 미 동맹이 파기된다면, 그 것이 바로 김정은이 가장 목마르게 기다렸던 마지막 소원이 성취되는 날이다.
60년이나 지속되어 온 한.미 동맹에 대해 아직도 많은 미국 지도자들이 굳건한 믿음을 표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문 대통령의 언동이 동맹국의 얼굴에 찬 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가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예는 문 대통령이 북경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 “누구도 한반도에서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합의한 부분이다.
미국의 입장으로 볼 때에는 이 부분에서 중대한 배신감(背信感)을 느낀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핵문제는 미국 국민의 생명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위기상항이다. 그 뿐이 아니다. 만약 북한이 핵을 그대로 보유할 뿐 아니라, 나아가 대량생산을 통해 핵무기가 IS와 같은 세계의 불량세력에 밀매(密賣), 유출될 경우 거기에서 오는 세계적 교란상태는 상상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으로서는 군사적 옵션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중국이 이 같은 미국의 긴박한 입장을 애써 외면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군사 동맹국인 한국이 미국의 군사적 옵션에 한사코 반대할 뿐 아니라 중국 쪽으로 기대며 미국에 반기를 드는 데 대해 참기 어려운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중국이나 한국은 대화를 통해 북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지만 이 또한 북한 사태를 제 대로 보지 못하는 장님들이라는 것이다.
미국이 보기에는 북한은 절대로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 하면 북한의 현 집권세력은 인도적으로 너무나 중대한 범법행위를 저질러 왔기 때문에 국제법상으로도 이미 중벌(重罰)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한국의 문재인 정권도 똑같은 오류(誤謬)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도 김정은이 신년 연설에서 체육관계의 대화를 제의하자 하루도 못 참고 바로 그 이튿날에 북한에 고위급 회담을 제의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갈망하고 김정은의 평창 방문도 내심 기대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김정은이 평창에 올 까닭도 전혀 없겠지만 그를 통상적인 국가 원수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고모부와 이복 형은 말할 것도 없고 직속 부하들도 잠깐 졸았다는 이유 등 만으로 기관포로 수도 없이 학살한 희대(稀代)의 살인자를 신성한 국제 화합의 장(場)인 올림픽 회장에 들어오게 해서 그의 피묻은 손을 잡을 작정인가? 문 대통령은 말끝마다 남북이 화해를 해야 한다지만 그들은 이미 화해의 대상이 아니다. 살인자를 미워하는 것은 인륜의 대법칙이다.
미국은 이번 한국 측의 남북회담 추진에 대해서는 아직은 두고 보자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평창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군사훈련을 잠시 중단할 수 있다는 데도 대체적으로 양해를 한 것 같다. 올림픽 개최일인 2월 9일부터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 18일 까지는 무사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거기까지일 뿐이다. 그 이후로는 사태가 급전직하(急轉直下)할 것 같다. 특히 미국 군사 전문가들이 보기에 3월 말 까지는 북한이 ICBM의 핵탄두 대기 재진입 기술개발을 완료할 것이라고 하니 3월 말이야 말로 미국으로서도 절대 돌이킬 수 없는 최종적인 red-line이 되는 셈이다.
역사상의 사례들을 보더라도 전쟁이라는 것은 피한다고 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 또 진정한 평화는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직 올바른 길을 똑 바로 걷는 나라에만 내려졌다.
누가 뭐래도 인류의 미래는 자유민주주의에 달렸다. 좌경 사상은 역사의 폐물(廢物)일 뿐 아니라 인류의 장래를 망치는 독물(毒物)이다.
우리는 전쟁을 두려워하는 것보다도 자유민주주를 잃는 것을 더 두려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