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김기준씨, 미국 종주 ‘트리플 크라운’ 달성
조지아 한인 산악회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김기준 씨를 초청해 기자간담회를 지난달 30일 둘루스 옛터 식당에서 개최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산악인 김기준 씨는 3100마일의 미중서부 종단구간(Continental Divid Trail) 종주를 최근 마쳐 미동부 종단구간(Appalachian Trail=2185마일)과 미서부 종단구간(Pacific Crest Trail=2263마일) 를 포함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이날 모임의 후원자 중 김종훈 씨는 “오늘은 트레킹을 마치고 뉴욕으로 올라가는 김 씨를 환영하는 자리”라며 “김기준 씨는 지구의 약 2/3 길이를 걸은 최초 한인 산악인”이라고 소개했다.
산악회 회원들은 김 씨의 CDT 종단 과정을 들으며 “그의 의지와 도전 정신에 존경을 표한다”고 전했다.
지난 7월3일에 시작한 여정을 마친 그는 아직도 깍지 못한 수염이 덮수룩했다. 김 씨는 별도의 스폰서 없이 모두 자비로 모든 비용을 충당했다. 식량은 보통 10일치를 준비하고, 장비와 식량을 포함해 50파운드를 메고 다녔다.
트레일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물이 없을 때는 흙탕물을 먹기도 했고, 코요테는 자주 만났으며, 옐로우스톤에서는 늑대를 만났고, 곰은 2번이나 만났다. 너무 추워서 잠을 못 자기도 했다.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사실 많이 울었다”고 전한 그는 “외롭다고 울고, 경치가 너무 멋있어서 울기도 했다”고 답하고 “무릎 때문에 2개월가량 고통을 겪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도 너무 힘들때는 마을에 들어가서 쉬는데, 며칠 쉬면 다시 걸고 싶어진다고 했다.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그래도 죽을 때 후회할 까봐 밀고 나갔다”고 답한 그는 “평소에도 내 길이라고 생각하면 용감하게 하는 편”이라고 했다.
종단 여정의 이유에 대해서는 "내게는 '왜 사는가'와 같은 질문"이라고 답한 그는 "그 이유는 아직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 300여명의 사진을 배너로 가지고 다니는 그는 지난 여름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싸인도 받았다. 김 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는 안전한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배너를 들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트레킹을 하는 자체가 즐겁다는 그는 향후 책을 써서 종단 일지를 기록으로 남길 계획이며, 내년에 또다시 PCT 트레일에 도전할 예정이다.
한편, 그는 종주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최근에도 CDT에서 4명이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무모한 도전은 말리고 싶다”고 전하고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은 데,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기준 씨(중앙)가 조지아산악회 회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들고 있는 배너는 세월호 희생자들.
최근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김기준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