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부동산중개인협 보고서, 지난 30년간 가장 단기간
주택 재고부족, 가격도 상승...렌트 집도 구하기 힘들어
주택, 평균 3주면 팔린다.
전국의 주택 매물 부족 현상이 수년간 지속되면서 주택이 시장에 나와 머무는 기간이 지난 30년 동안 가장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달 31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 언론이 인용한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에서 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택이 30년간 가장 짧은 시간 안에 팔렸다.
지난 6월까지 주택 구매자 8000명을 다룬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매물은 평균 3주간 시장에 머물렀다. ‘평균 3주’ 는 NAR측이 지난 1987년 이후 주택이 얼마나 시장에 머물렀는지를 집계한 이후 가장 짧은 기간이다.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주보다 한 주 더 줄어든 것이고,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12년 11주가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30%대 수준에 불과하다.
집이 기록적으로 빨리 팔려나가면서 전국 부동산 시장은 주택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주택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택 구입자들은 매물이 나오자마자 빠르게 주택을 사들이고 있다. NAR의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주택 재고는 28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공급 부족으로 인한 셀러마켓(판매자에게 유리한 주택 시장 환경)이 지속하면서 바이어들은 비싼 값을 주고 주택을 구입하고 있다.
NAR의 설문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42%는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판매자가 요구한 가격 이상을 지불했다고 답했다. 이는 NAR의 설문조사가 시작된 2007년 이후 최대치다.
NAR측은 멀티 오퍼는 평범하게 일어나고 있고 가격도 계속 올라가 잠재 구매자들을 끌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바이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집 구매를 원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셀러들은 여러 건의 복수 오퍼를 받고 있다. 현금으로 지불하는 투자자들이 우위에 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워지면서 시민들이 현재 집에 머무는 기간도 30년만에 가장 오래된 10년을 기록했다. 재고 수준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주택 가격이 기록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이사를 가고 싶어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많은 주택 소유자가 현재 집에 더 머무는 것을 선택하면서 리노베이션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렌터들이 거주할 주택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렌트비 상승도 지속되고 있다.
아파트 매물 정보 업체 ‘아파트먼트 리스트’(Apartment List)가 실시한 설문 조사 내용에 따르면 약 36%에 달하는 밀레니엄 세대 응답자들이 5년 내에 주택을 구입할 계획이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2014년 조사 때 5년 뒤 주택 구입 계획이라는 답변 비율은 약 23%였는데 불과 2-3년 사이 주택 구입 시기를 미룬 밀레니엄 세대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는 주택 가격이 너무 올라 주택 구입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 마련이 그만큼 힘들어진 것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한편, 최근 주요도시 주택 가격은 10년 전보다 5.9% 상승했다.
지난 8월 20대 주요 도시 주택 가격이 1년 전보다 5.9% 상승했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은 지난달 31일 밝혔다.
최근 전국의 주택 가격은 주택 판매 속도 둔화에도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네이션와이드 보험측은 "구매할 수 있는 매물이 있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면서 "그 결과는 강력한 주택 가격 오름세"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모기지금리가 올라가면서 전문가들은 주택가격 상승률은 둔화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상황이 힘들어지면서 밀레니엄 세대들은 주택 구매 시기를 늦추고 있다.